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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옷차림' 왕따 겪은 여중생에 도움의 손길

입력 : 2014-10-24 14:53:13 수정 : 2014-10-24 14: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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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서, 피해 학생에게 생활비·의류 지원키로 지난 4월 서울 노원경찰서 아동청소년계에 학교폭력과 관련된 한 첩보가 입수됐다. 관내 중학교에 다니는 A(13)양이 주변 학생 4명으로부터 '왕따'를 당한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가해 학생 4명이 전과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학교폭력 선도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했다. 그런데 수사 결과 드러난 왕따의 이유는 다름 아닌 'A양의 옷차림이 초라하다'는 것.

2년 전 어머니를 여읜 A양은 한 살 터울의 언니, 아버지와 함께 지하 단칸방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일용직 노동으로 올리는 수입 100여만원으로는 세 가족이 지내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이 때문에 A양은 언니가 선배로부터 물려받은 옷을 다시 받아 입곤 했고, 가해 학생들은 A양을 향해 '냄새가 난다', '꾀죄죄하다'며 놀려댔던 것이었다.

A양은 한때 시와 소설을 좋아해 국문학자를 꿈꾸는 '문학소녀'였지만, 이 같은 현실에 "더러운 집에 가기 싫고 학교도 다니기 싫다"고까지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경찰은 A양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가해 학생들을 선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그의 생활환경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 담임교사와 함께 집을 방문해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지난 22일 노원서 선도심사위원회는 회의를 열어 A양과 또 다른 왕따 피해 학생 B(17·여)양에 대한 지원을 결정했다.

선도심사위원회는 앞으로 1년간 A양과 그의 언니에게 계절별로 의류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월 10만원의 생활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또 "좋아하는 과목이 국어인데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고민에 따라 국어 학원 수강비도 마련해주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 참가한 A양은 이 같은 결정에 눈물을 흘리며 연방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앞으로도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게는 집중적인 선도 프로그램과 범죄예방교육을 실시하고, 피해 학생은 주기적인 일대일 면담을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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