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잊혀진 사람들, 노숙인] "방치되는 아이들 지원 대책 서둘러라"

입력 : 2014-10-23 18:39:06 수정 : 2014-10-23 22:28:1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본보 보도 이후 '노숙인 2세' 관심
"정부 적극 개입 필요" 목소리 고조
서울역 광장에서 노숙인들과 함께 지내는 노숙인 2세들에 대한 세계일보 보도가 나간 뒤 방치되는 아이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숙인 2세 중 일부는 여전히 서울역 광장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세계일보 21일자 참고>

노숙인 엄마와 함께 생활하는 성우(4·가명)가 지난 10일 서울역 앞 광장에 설치된 노숙인 체험 행사용 박스 사이에서 놀고 있다.
이지수 기자
23일 기자가 다시 찾은 서울역 앞 광장에서 노숙인들 틈바구니에서 놀고 있는 어린 여자아이를 볼 수 있었다.

한 노숙인센터의 관계자는 “서울역에 있는 것을 무조건 ‘방임’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어린아이에게 좋은 양육 환경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가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등 어쩔 수 없이 데리고 나간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본지의 취재로 관심을 끌게 된 서울역 앞 어린이 성우(4·가명)는 아동보호기관의 판단에 따라 현재 누나 2명이 맡겨져 있는 아동보호시설에서 생활 중이다.

그는 이전에는 어린이집 활동이 끝나고 엄마와 함께 서울역 광장에 나가 하루를 보냈다.

성우 엄마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한 노숙인 지원단체의 관계자는 “아이가 거리에서 생활하는 것에 대해 성우 엄마도 문제의식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쪽방촌 주거 환경이 열악한데, 어린이집을 다녀오면 아이와 갈 곳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니었다”며 “성우 엄마도 아이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양육받기를 원하고 있다. 돈을 모아 임대주택에 들어가 아이들과 다 같이 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영등포역 근방에서 노숙인 2세들을 위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희돈 목사는 “노숙인들은 아이 교육에 무관심하다. 어린이집에 데리고 오라고 해도 며칠 보내다가 안 보내는 경우가 많다”며 “부모가 술을 마신 뒤 잠을 자느라 아침에 아이를 보내지 않아 우리가 직접 가서 데리고 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성우(4·가명)와 연주(3·가명)가 지난 10일 서울역 광장에서 맥주를 마시는 노숙인들 사이에 앉아 있다.
이지수 기자
2011년 이곳에 온 연아(4·여·〃)도 부모의 무관심에 방치됐던 아이다. 박 목사는 연아를 처음 만났을 당시를 “쓰레기더미에 섞여도 구별이 안 갈 만큼 더러웠다”고 회상했다.

연아는 수년간 어린이집에서 보살핌을 받으면서 건강하고 밝은 아이로 자랐다.

이처럼 주변에서 조금의 관심만 가지면 아이들을 보살필 수 있지만, 아직까지 노숙인 2세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은 없다.

박 목사는 “아이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조만간 노숙인과 2세를 위한 공동주택 형식의 탁아소를 만들 계획”이라며 “정부의 지원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유나·최형창 기자

● [잊혀진 사람들, 노숙인] 비극 대물림… 차가운 거리로 내몰린 새싹들
● [잊혀진 사람들, 노숙인] 술취한 어른들을 친구삼아 노는 '광장의 아이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