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는 국내 최대 감 생산지로, 가을이면 온통 주홍빛으로 물든다. 화양읍 송금리 고택위의 하늘이 주렁주렁 매달린 붉은 감과 어우러져 유난히 높고 파랗게 보인다. |
청도 감은 반시(盤枾)라고 부르는데, 감의 납작한 모양이 쟁반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청도 반시는 씨없는 감으로, 육질이 연하고 당도와 수분이 높아 홍시 중 최고로 꼽힌다. 460여년 전인 조선 명종 1년(1545년)에 이서면 신촌리 세월마을 출신인 박호 선생이 평해군수로 재임하다 귀향하며 중국에서 전래되었다는 감나무의 접지(接枝)를 무 속에 꽂아 와 청도 감나무에 접목하자 씨없는 감이 열렸다고 한다.
감와인을 보관하는 송금리의 와인터널. |
감나무 천지인 청도에 감마을이 아닌 곳이 없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운치 있는 곳으로 꼽히는 게 화양읍 송금리다. 감와인 저장고인 와인터널로 유명해진 이곳은 와인을 소재로 한 드라마 ‘떼루아’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와인터널은 원래 1904년 완공된 길이 1015m의 경부선 남성현 터널로, 1937년 아랫마을에 복선터널이 생기며 폐쇄됐다.
10여년 전 이 지역에 기반을 둔 ‘청도와인’이 청도반시를 이용해 세계 처음으로 감와인을 생산하며 이 터널을 와인창고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내부 온도가 사시사철 15도를 유지하는 터널은 천혜의 ‘와인셀러’다. 철길을 따라 와인터널 속으로 들어가면 와인저장고와 시음장과 레스토랑 등의 시설을 만나게 된다.
동창천을 내려다보고 서 있는 삼족대 |
소박하지만 고즈넉한 멋이 넘치는 선암서원. |
국내 최대규모인 청도 석빙고. |
고려시대에 쌓은 청도읍성. |
청도=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여행정보(지역번호:054)=서울에서 출발한다면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여주갈림목에서 중부내륙고속도도로 갈아 탄다. 이어 신대구에서 부산 간 고속도로로 갈아 타고 청도나들목으로 나오면 바로 읍내다. 금천면 신지리의 ‘선암서원’(4150-8445)에서 한옥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청도에서 가장 큰 숙박시설은 와인터널에서 멀지 않은 ‘용암온천호텔’(371-5500)이다. 용암온천은 지하 1008m에서 솟아오르는 게르마늄 유황천이다. 운문사 입구에 모텔과 펜션이 많은데, ‘후레쉬 모텔’(371-0700)은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굿스테이 업소다. 청도에는 추어탕 집이 많은데, 청도역 주변에 ‘원조 청도추어탕’(371-5510) 등이 몰려 있다. ‘고디탕’으로 불리는 다슬기탕도 함께 내놓는다. ‘코보식당’(373-5588)은 돼지수육과 돼지국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청도 사람들은 동창천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끓이는 민물매운탕도 즐겼는데, ‘원동매운탕’(372-3737)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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