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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네타-CIA '회고록 출간' 정면 충돌

입력 : 2014-10-23 10:49:53 수정 : 2014-10-23 10: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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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네타, CIA 검증 지연되자 출판 강행 리언 패네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최근 자신의 회고록을 출간하는 과정에서 CIA 측과 정면 충돌을 빚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밝혔다.

패네타 전 국장은 CIA 측이 회고록 내용을 문제 삼으며 출판 승인절차를 차일피일 미루자 CIA의 승인 없이 출판을 강행했다고 한다.

WP에 따르면 패네타 전 국장은 올해초 회고록 '값진 전투들'(Worthy Fights)의 원고를 탈고한 뒤 이를 CIA와 미국 국방부에 제출했다.

CIA에 몸담았던 직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출판물을 내기 이전에 CIA 출판검증위원회의 사전 승인을 얻도록 돼있는 탓이다. CIA 전현직 직원들이 업무상 취득한 비밀을 자의적으로 공개하지 못하게 의무화한 '비밀준수협약'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회고록 심의에 들어간 검증위원회는 대부분 내용에 문제가 있다며 수정을 요구했고 심의절차를 계속 지연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실망감을 느낀 패네타 전 국장은 존 브레넌 현 국장에게 항의하면서 CIA 승인 없이 회고록을 출간할 수 있다고 경고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출판사의 요구에 따라 자신들의 경력을 가급적 많이 소개하려는 패네타 전 국장과 CIA 직원들이 말할 수 있는 분명한 한계를 긋고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검증위원회 간의 충돌이었다"고 말했다.

패네타 전 국장은 검증위원회의 심의가 계속 지연되자 최종 승인을 얻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8월 출판을 강행했다. 검증위원회의 최종 승인이 내려진 9월1일 이전에 미리 출간해버린 것이다. 책이 공식 출간된 날짜는 10월7일이다.

회고록을 출간한 펭귄프레스의 사라 헛슨 대변인은 정확한 출판과 배포 시점의 공개를 거부했다.

패네타 전 국장과 CIA측 간의 분쟁을 바라보는 워싱턴의 시각은 엇갈린다.

우선 패네타 전 국장이 전직 CIA 수장으로서 비밀준수협약을 지키지 않은 것이 잘못됐다는 비판론이 나온다.

CIA 전직 직원들의 출판소송 사건을 수임하고 있는 마크 자이드 변호사는 "만일 CIA 국장이 특정한 규정을 따르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 사람 밑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규정을 지키라고 기대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최근 회고록을 출간한 존 리조 전 CIA 총괄고문변호사도 "출판 관련 규정이 꽤 명확했고, 나는 그것을 따랐다"고 강조했다.

특히 패네타 전국장은 과거에 부하 직원들에게 비밀준수협약을 지키라고 촉구했으면서 정작 자신이 이를 어기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도 나온다.

패네타 전 국장은 국방장관 재임시절인 2012년 9월 빈 라덴 사살 작전에 참여했던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전직대원인 매트 비소네트가 군사비밀이 많이 담긴 회고록을 발표하자 이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CIA 국장 재임시절에는 한 직원이 이스마엘 존스라는 필명으로 CIA에 매우 비판적인 책을 출간해 논란이 되자 전 직원에게 비밀준수협약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CIA의 출판관련 규정이 너무 까다롭고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예를 들어 드론 공격의 경우 이미 대통령이 언급했거나 언론이 대서특필했어도 이를 출판물에 언급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는 것이다.

또 해외 지부의 수장에 대해 '지부장'(Station Chief)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CIA가 외국에 상주 지부를 두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어서 언급할 수 없도록 돼있다고 WP는 지적했다.

WP는 "패네타 전 국장의 회고록에는 드론 공격이나 다른 CIA 작전이 매우 완곡하게 표현돼 있다"며 "2009년 파키스탄 탈레반 지도자 하키물라 메수드 사살과 관련한 대목이 나오지만, 미국이 무인기 공격을 승인했다는 정도로만 언급돼 있고 메수드라는 이름은 언급조차 없다"고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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