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청와대가 여당에 이러쿵저러쿵 간섭하고 '감놔라 배놔라' 하는 일은 권위주의 체제하에서나 있던 일"이라며 청와대를 겨냥했다.
취임 100일째인 이날 문 비대위원장은 "국회의원 230여 명이 개헌에 찬성하는데 대통령이 개헌안 제안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것 이상으로 해석될 말이 나오는 것은 삼권분립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개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새정치 중진 박지원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서 "청와대 고위층 인사의 말을 빌려 여당 대표에게 그렇게 심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인지 같은 국회의원으로서 모멸감을 느낀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철저한 개헌론자인 김 대표가 작심하고 발언을 하지 않았겠나"라며 "(김 대표의 발언을) 실수라고 하지 않은 청와대가 잘 보고 그렇게 확인해주니까 개헌론이 더 확산하는 것"이라고 개헌론에 부채질을 했다.
박 의원은 개헌 논의는 1년 후에 시작해도 된다는 새누리당 친박계 일각의 주장에 대해 "내년쯤 나타날 대선 후보들은 개헌을 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박 대통령도 공약한 개헌을 하려면 내년이 마지막이고 적기"라고 주징조했다.
새정치 원내수석부대표인 안규백 의원도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은) 집권 여당 대표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것"이라며 "청와대에서 자꾸 말이 나오면 국민이 더 불쾌해할 것"이라고 했다.
새정치가 김무성 대표를 거드는 듯한 태도는 새누리당내 친박, 비박간 신경전을 유도해 파열음을 내게 하면서 야당이 정국 주도권을 쥐도록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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