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김현주의 일상 톡톡] 빈대의 습격

관련이슈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14-10-23 05:00:00 수정 : 2015-02-15 17:35:3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하룻밤에 500번 이상 흡혈하는 무서운 흡혈해충 빈대, 사전에 막아야…'특수해충'에서 '생활해충' 된 빈대 각별한 주의 필요

#. 서울 종로구에 사는 회사원 김모(33)씨는 얼마 전 지방 출장을 다녀온 뒤부터 이상한 증상을 경험했다. 자고 일어나면 뭔지 모를 것에 물린 자국이 온 몸에 나타났던 것.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극심한 가려움에 병원까지 찾게 된 결과는 소름 끼쳤다. 바로 얼마 전 묵었던 숙박업소에서 ‘흡혈빈대’의 숙주가 되어 빈대와 함께 집으로 돌아 온 것.

2030세대에서 빈대라는 벌레를 겪어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1970년대 이전에는 DDT와 같은 강력한 살충제로 벌레들을 퇴치해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빈대가 거의 전멸됐지만, 이후 DDT 대신 인간에게 유해하지 않은 살충제로 약제가 전환됨에 따라 2000년대부터 이런 살충제에 내성을 가진 빈대가 다시 창궐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외국인 관광객 급증에 따라 가방과 의류 등 각종 집기물에 옮겨 오기 쉬운 빈대까지 함께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일부 국내 특급호텔들은 빈대로 인한 투숙객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전문 방제 업체의 빈대 서비스를 통해 빈대의 출몰을 원천 봉쇄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추세다.

23일 세스코에 따르면 빈대 모니터링 건수는 2007년 이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3년 1월부터 7월까지 모니터링 된 빈대수가 2012년 한해 동안 발견된 건수보다 무려 44%나 높게 나타나, 국내에서도 숙박업소를 이용했거나 이용할 계획이 있다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뱀파이어보다 무서운 흡혈 빈대, 28종 병원성 세균 옮겨

빈대는 마치 뱀파이어처럼 낮에는 거의 보이지 않다가 밤에 나타나 사람의 몸을 무는데, 하룻밤에 500회까지 흡혈을 하며 배를 채운다. 이 과정에서 빈대가 가진 병원성 세균은 국지적인 심각한 발진은 물론 ▲소양증 ▲수포 발생 ▲두드러기 ▲구진 등을 유발해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심각한 피부 손상과 2차 감염에 의한 피부 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며 정신쇠약과 불면증까지 유발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빈대는 팔 또는 어깨를 주로 물지만 온 몸을 물기도 하는데 물린 자국이 연속적으로 있거나 원형의 형태를 보이고 극심한 가려움증과 통증을 동반한다. 특히 물린 곳이 빨갛게 부어 오르며 때때로 열이 오르기도 하는데 환부를 긁으면 더욱 심해지므로 긁지 않아야 한다. 또한 빈대는 자신의 서식처나 활동지에 배변활동을 하는데, 오염된 분변이 사람의 피부에 앉아 흡혈하는 동안 전파될 수 있어 피해를 막기 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빈대 2마리, 90일만에 302마리로 늘어나

눈으로 쉽게 식별하기 어려울 만큼 작은 빈대는 2마리 유입만으로 90일만에 성충 302마리, 알 970개로 늘어날 정도로 번식력이 강하며 약 180일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도 살수 있을 만큼 생명력도 끈질기다. 그만큼 사전예방과 함께 빠른 사후처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흡혈해충이다.

빈대는 주로 카펫이나 침대의 매트리스와 다리에서 살기 때문에 숙박업소에 들어가자마자 매트리스에 빈대가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매트리스에 갈색의 점들이나 핏자국이 보인다면 빈대가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반드시 방을 바꾸거나 숙소를 옮기는 것이 좋다. 또한 여행가방이나 옷을 침대 위나 카펫에 내려놓지 않아야 빈대가 옮겨 붙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여행 후 옷들은 반드시 드라이클리닝하고, 소지품은 모두 고온 처리하는 것이 안전하며, 가정에서는 헤어드라이어를 활용해도 좋다.

◆ 밤에 기어나와 피를 빠는 ‘흡혈해충’ 빈대, 알고 퇴치해야

하지만 빈대는 번식력이 엄청나 급속도로 퍼지며 벽 틈이나 가구·매트리스 등에 은신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퇴치방법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빈대는 못 살던 시절에나 볼 수 있었던 해충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해외여행객이 증가하고 해외여행 또한 빈번해짐으로 인해 이제 한국도 빈대 피해에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며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에서도 숙박업소를 이용할 계획이 있다면 빈대 예방수칙을 꼭 숙지하고, 여행에 돌아와서도 빈대가 집으로 옮겨 오지 않도록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숙박업소 이용 시 빈대 예방 수칙
▲숙박시설 이용 시 짐 가방이나 옷을 카펫에 내려놓지 않는다. 빈대가 옮겨 붙을 수 있다.
▲의복은 침대 위나 바닥에 두지 말고 옷장 옷걸이에 걸어둔다.
▲여행지에서 사용한 패브릭 물품은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별도로 세탁한다.
▲호텔에 있는 일회용품은 챙겨오지 않는다.
▲숙박 호텔이 해충전문기업의 빈대관리서비스를 받고 있는지 확인한다.

가정 내 빈대 서식 여부 진단법
▲최근 몇 개월 사이 숙박업소를 이용한 적이 있거나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주로 밤이나 새벽에 뭔가에 물린다.
▲물린 자국이 일렬로 길게 늘어서 있거나 비슷한 부위에 여러 번 물린 흔적이 있다.
▲물린지 한참 지나서야 갑자기 가려움증이 심해지며 통증까지 있다.
▲침대 매트리스 박음질 부분에 빈대가 숨어있는지 유심히 살펴본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