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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호랑이 생니 뽑기' 공무원연금 처리 난항

입력 : 2014-10-21 18:35:36 수정 : 2014-10-22 0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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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올해 뽑자” 野 “쉽지 않다”
靑·與 “2014년 말까지는 끝내야” 속도전
野 “국민 공감대 형성된 후에 처리를”
“공무원연금 개혁은 잠자는 호랑이의 입을 벌리고 생니를 뽑는 것과 같다.”(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호랑이 생니 뽑기’를 앞둔 정치권이 그 시기를 두고 동상이몽에 빠졌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주류는 연내 처리를 내세웠지만 야당은 호락호락 들어주지는 않을 분위기다. 집권여당 내에서도 미묘한 균열이 엿보여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내 일각에선 공무원 집단의 거센 반발 등을 들어 ‘속도조절론’이 나온다. 기존 난제에 공무원연금 개혁까지 겹쳐 험난한 연말정국이 예상된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21일 입을 맞춘 듯 공무원연금 개혁의 마지노선을 올 연말로 정하겠다는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19일 비공개 고위당정청회의에서 논의된 개혁안 처리 시기를 동시에 퍼뜨려 기선제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그대로 방치할 경우엔 호랑이가 민가를 덮친다”며 조기처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여당 지도부 내에선 벌써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개혁안 처리를 강조하면서도 “저뿐 아니라 당 지도부에 ‘정권 차원에서 꼭 성사해야 할 문제’라고 아무도 이야기해 준 사람이 없었다. 퍽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연말 처리론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며 “야당과 마음을 열고 진지한 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정부여당이 대외적으로 연말처리를 내세우면서도 내부적으론 ‘내년 4월’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여권 고위관계자는 최근 “연말까지 개혁안을 만들고 내년 3, 4월 안에 확정·집행할 것”이라는 로드맵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마냥 여권의 시간표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태세다. 연금개혁의 복잡성과 어려움을 이유로 내세웠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후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연내 처리가 쉽지 않다고 본다. 면밀하고 심도있게 (개혁안 처리를) 할 것”이라고 태클을 걸었다. 여야 원내대표가 이날 주례회동에서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당별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 뒤 필요 시 연석회의를 열기로 합의한 것도 개혁안 처리가 난항을 거듭할 것을 예고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정부안에 대해) 야당도 당론이 없고, 우리도 당론을 얘기한 적이 없다”며 “시간이 좀 걸리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새누리당 이완구,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21일 첫 주례회동을 가진 뒤 국회 정론관에서 합의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정치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 우 원내대표, 이 원내대표,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이재문 기자
여야 원내대표는 또 이날 회동에서 오는 29일 내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영계획안과 관련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청취키로 하는 등 정기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했다. 올해 시정연설도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직접 한다(세계일보 10월15일 6면 참조)고 국회 사무처가 밝혔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번째다. 대통령 재임중 국회에서 두 차례 연속으로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는 경우는 박 대통령이 처음이다. 연례 행사로 정착될 지 주목된다. 이어 30일에 200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룻만에 소화하고 31일과 다음달 3∼5일에는 대정부질문을 하기로 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아울러 이달 말까지 처리하기로 이미 합의한 세월호 특별법과 정부조직법, 유병언법(범죄수익은닉규제·처벌법)에 대해 이른 시일 내 결론을 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초 이날 오후 시작하려던 정부조직법 협상은 22일부터 개시하기로 했다.

남상훈·이도형 기자 soc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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