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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세안과 협력의 틀 새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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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21 20:47:36 수정 : 2014-10-21 20: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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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우리나라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과 대화관계를 수립한 지 25년이 되는 해다. 오는 12월에는 이를 기념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부산에서 개최되는데, 이를 계기로 우리의 글로벌 대외전략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우리의 외교 지평은 한반도와 동북아에 매몰돼 있었고, 외교 전략의 틀은 미·중·일 등 강대국에 고착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우리의 시각을 한반도와 동북아에 국한시키지 말고 대외전략의 지평을 넓혀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즉 선진 한국의 국력과 위상에 걸맞게 국제관계의 틀을 새롭게 짜야 한다. 그 시험무대가 바로 한·아세안 관계이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그 단초가 될 것이다. 아세안은 교역규모 면에서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한국의 2대 교역 파트너로 부상했고, 작년 한 해 우리 해외여행자 중 3분의 1이 방문하는 등 최근 들어 우리와 가장 활발하게 교류협력이 이루어지는 지역이다. 또한 한류가 가장 각광을 받는 곳이고,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중 상당수가 이 지역 출신이다.

그러면 아세안을 대상으로 한 우리의 대외정책은 어떤 지점에 초점을 맞춰야 할까. 대아세안 외교정책의 요체는 우리의 역량을 모아 아세안의 저개발국가들이 절대빈곤을 극복하고 사회경제적 발전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데서 찾아야 한다. 이는 아세안 역내 개발격차 완화에 기여해 동남아 지역뿐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 전체에 공동번영의 지역공동체가 뿌리내리는 토대가 될 것이다.

박승우 영남대교수·사회학
현재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아세안의 개도국이 절실히 원하는 것은 바로 농업·농촌부문의 발전을 통해 절대빈곤을 극복하는 것이다. 이들은 이를 위해 한국의 개발경험, 특히 새마을운동의 경험을 배우고 싶어 한다. 우리가 할 일 중의 하나는 이들을 도와 새마을운동의 원리와 방법론을 자국의 경제적·사회문화적 환경에 적합하게 수정·보완하고, 농촌지역개발에 적용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최근 베트남은 새마을운동과 유사한 신농촌개발운동을 추진하고 있으며, 캄보디아는 새마을대학교 설립을 추진하는 등 전국의 농촌개발 사업에 새마을운동의 원리를 적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마을운동에 대한 관심의 크기는 라오스·미얀마도 마찬가지이다.

아세안 저개발국가를 위한 또 다른 중요한 개발협력 분야는 교육이다. 좋은 인재를 교육하는 것보다 그 국가의 발전을 위해 더 좋은 방책은 없다. 과거 개도국을 위한 개발협력사업은 주로 인프라 구축에 치중됐다. 그러나 인프라 구축 위주의 프로그램은 그 효과성이나 지속가능성, 그리고 확산가능성 면에서 매우 제한적이었다. 아세안의 젊은이들, 특히 공공부문과 개발업무에 종사하는 인재를 불러 한국의 개발경험을 교육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효과적인 개발협력 프로그램이라고 본다.

아세안 개도국의 인재들을 교육시켜 이들이 장기적으로 자국의 빈곤극복과 사회발전을 위해 공헌하게 한다면 이 지역 전체에서 한국의 위상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며, 이는 동아시아 지역에 평화·번영·진보의 지역공동체를 건설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박승우 영남대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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