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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굶는 아이 없는 '엄마의 밥상'

입력 : 2014-10-21 20:14:55 수정 : 2014-10-21 20: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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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결식아동에 아침마다 '엄마 밥상' 배달
현장조사 거쳐 183명 지원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상필(10·가명)군은 20일, 3년 만에 따뜻한 아침밥을 먹었다. 상필군은 그동안 아버지가 전날 준비해 놓은 찬밥을 먹었다. 아버지가 밤늦게 들어오는 날에는 찬밥마저 차려져 있지 않아 끼니를 거르는 때도 있었다. 그런 상필군은 이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과 국, 반찬이 담긴 보온 도시락을 먹었다. 도시락에는 과일과 치즈, 유제품 등이 들어있어 하루에 필요한 영양분을 고루 섭취했다. 예전에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과 똑 같았다. 

가을비가 촉촉히 내리는 20일 아침 전주시 공무원들이 아침을 거르는 어린이들에게 ‘엄마의 밥상’을 배달하고 있다.
상필군은 이날뿐만 아니라 앞으로 1년 365일 매일 따뜻한 아침밥을 먹게 됐다. 전북 전주시가 ‘밥 굶는 아이 없는 엄마의 밥상’ 프로젝트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엄마의 밥상’은 급식업체가 차량을 이용해 매일 오전 7시30분까지 지원 대상 아동의 각 가정에 배달해주는 사업이다. 따뜻한 밥과 국, 반찬, 간식 등이 담긴 보온도시락이 아무도 모르게 전달된다. 지난 7월부터 현장조사 등을 거쳐 120세대 183명의 지원 대상자를 확정했다. 지원 대상은 한 부모 가정이 128명으로 가장 많고, 장애인 가정 31명, 저소득층 취약가정 13명, 조손가정 9명, 청소년 세대 2명 등이다. 전주시 이 사업을 위해 추경을 통해 사업비 9940만 원을 확보했다.

‘엄마의 밥상’ 프로젝트는 김승수 전주시장이 민선 6기 취임 이후 내건 역점 공약사업이다. 무상급식이 실시된 이후에도 아침밥을 굶는 어린이들이 전주시에만 1100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상급식 속에 1000명이 넘는 아이들이 방치되고 있었던 셈이다.

김 시장이 취임 이후 가장 먼저 결재한 사업이 ‘엄마의 밥상’이다. 가정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어린이들이 아침을 거르고 하루를 시작하게 할 수 없다는 김 시장의 의지가 담긴 것이다.

김 시장은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 아이들이 밥을 굶거나 상처를 받아서는 안된다”며 “이것이 곧 ‘사람의 도시, 품격의 전주’를 만드는 첫걸음이다”라고 말했다.

전주시는 이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 ‘전주시 취약계층에 대한 급식지원조례’를 제정하기로 하고 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엄마의 밥상’ 첫날 반응은 뜨거웠다. 한 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엄마도 아빠도 해줄 수 없는 반찬과 밥을 제공해 가슴이 뭉클했다는 전화를 10여 통 받았다”고 전했다. ‘엄마의 밥상’에 써 달라는 후원의 손길도 이어졌다. 전주시 한옥마을 상인들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4000만원의 성금을 지정기탁한 것이다.

전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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