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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만 "상업적이라고? '러버덕'은 모두를 위한 예술"

입력 : 2014-10-21 13:14:28 수정 : 2014-10-21 13: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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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한 네덜란드 공공미술가 "슬픈 일 많은 한국에 기쁨의 메시지 되길"
노란 오리 한 마리의 일거수일투족이 연일 화제다.

너도나도 오리와 '인증샷' 찍기에 나선 것은 물론이고 서울에 모습을 드러낸 첫날 바람이 빠져 호수에 부리가 닿은 모습에는 "긴 여행길에 피곤했나 보다" "목이 말랐구나!" 등 다양한 해석(?)이 이어질 정도였다.

어린 시절 목욕탕에서 가지고 놀던 노란 고무 오리 인형을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탈바꿈시킨 네덜란드 출신 공공미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37)이 지난 20일 한국을 찾았다.

잠실 석촌호수와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등에서 열리는 '러버덕 프로젝트 서울'(The Rubber Duck Project)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호프만의 러버덕은 앞서 지난 14일 석촌호수에 둥지를 틀었다.

호프만은 21일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귀여운 눈과 부리를 가진 노란 러버덕은 모든 연령대와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이가 많든 적든 빠져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침에 호텔에서 창문을 열어 러버덕을 보고 행복했다"면서 "석촌호수는 사람들이 주변을 산책하면서 360도에서 러버덕을 볼 수 있어 러버덕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좋은 곳"이라고 덧붙였다.

2007년 프랑스에서 26m의 초대형 크기로 처음 등장한 대형 러버덕은 이후 네덜란드·브라질·일본·호주·홍콩·대만·미국 등 전 세계 16개국을 순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크기도 다양한데 이번에 서울에서 선보이는 오리는 가로 16.5m·세로 19.8m·높이 16.5m로, 무게가 1t에 달한다.

호프만은 "러버덕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면서 "러버덕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그는 "러버덕을 보러 와서 서로 만나고 함께 하면서 행복해지는 느낌을 받기를 원한다"며 "러버덕 덕분에 나 역시 좋은 사람과 나라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러버덕은 나를 세상과 연결해주고 세상에 보내주는 존재"라고 의미를 뒀다. 

러버덕은 치유와 평화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날은 제 생일이기도 해요. 개인적으로 세월호 사고를 접하고 정말 안타까웠어요. 며칠 전 공연장에서 일어난 사고 소식도 들었습니다. 한국의 슬픔을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호프만은 "슬픈 일이 많이 벌어진 한국에 러버덕이 기쁨과 행복의 메시지를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은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호프만은 "제프 쿤스나 클래스 올덴버그와 같은 대가들은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전시하지만 나는 공공장소를 선호한다"며 "예술은 부자를 위한 게 아니라 일반 대중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예술은 콧대가 높고 우수한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죠. 저는 대중에게 접근하고 싶었습니다. 예술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예술을 쉽고 흥미있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러버덕은 수많은 인파만큼이나 많은 파생 효과를 몰고 다닌다.

작년 홍콩 프로젝트에는 800만 명이 다녀갔고 베이징 프로젝트에서는 입장료 수익만 수백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가짜 러버덕도 우후죽순 등장했다. 상업적이라는 비판이 따라다니는 이유다.

큰 인기를 끄는 이번 서울 프로젝트는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롯데월드몰 개장과 맞물리면서 오히려 각종 논란을 잠재우는 수단이 됐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호프만은 러버덕 프로젝트를 둘러싼 비판에 대해 "각각의 러버덕 프로젝트는 후원사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며 "이번 프로젝트도 전시 시점이 우연히 (롯데월드몰 개장과) 일치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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