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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군사긴장 높이기 파상 도발… 南 길들이기 전략

입력 : 2014-10-19 23:08:45 수정 : 2014-10-19 23: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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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보다 DMZ 도발 더 위험
대북정책 변화 유도하려는 의도”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40여일간의 잠행 이후 공개활동을 본격화하는 와중에 북한군의 군사도발 위협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 파주지역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남북한 간 총격전이 벌어진 것은 북한이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 전말을 폭로한 지 이틀 만이다. 북한군은 열흘 전인 지난 10일 경기도 연천에서도 우리 민간단체들이 날린 대북 전단(삐라) 풍선을 겨냥해 대공 기관총을 발사해 우리 측과 총격전을 벌였다. 이보다 사흘 전인 7일에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우리 측 함정과 교전을 했다.

NLL 해상에서 MDL까지 북한군의 도발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전력의 대부분이 집중적으로 배치된 DMZ 지역에서의 군사도발은 자칫하면 국지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해상도발보다 훨씬 위험하다. 김승 전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상황이 자신들의 의도대로 풀리지 않는 데 따른 불만과 지속적인 도발 가능성을 표출하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를 최대한 압박하고 길들여서 ‘원칙 있는 대북정책’의 변화를 유도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군사당국자 접촉에서도 대북 전단 살포 문제와 관련해 우리 측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자 휴전선 인근 지역에서의 대북 전단 살포가 가져올 인명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확산하기 위한 도발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북한군의 위협 수위를 낮추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국방부는 북한군 10여명이 철원 지역 MDL에 의도적으로 접근해 8시간가량 머무른 데 대해 ‘통상적 수색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석달 전 북한군이 우리 GP(전방소초) 철책에 있던 귀순 유도벨을 누르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국방부는 북한이 올해 6월부터 MDL 모든 전선에서 남한 침투 목적을 띤 특수부대원을 DMZ 안으로 투입하고 있다면서 이는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한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는 “몇 달 전까지 북한군의 DMZ 침투 위협을 강도 높게 경고했던 국방부가 북한군이 떼지어 우리 측 MDL에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이렇게 관대한 해석을 하는 것이 놀랍다”며 “2차 남북 고위급접촉 성사를 위해 국방부가 본연의 기능과 임무를 희생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남북한 간 MDL 총격전이 발생한 19일은 김 제1위원장이 40일 잠행 이후 처음으로 군부대를 시찰한 사실을 북한 매체가 공개한 날이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항공 및 반항공군 제1017군부대와 제458군부대 전투비행사들의 도로비행장 이착륙 훈련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신문 1면에 지팡이를 짚고 훈련을 참관하는 김 제1위원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김민서·김선영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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