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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준금리 인하가 “금융회사 배불리라”는 조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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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19 21:46:42 수정 : 2014-10-19 22: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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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의 못된 버릇이 도졌다. 기준금리를 낮추자 예금금리는 대폭 내리고 대출금리는 되레 올려 배를 불리고 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함께 내리는 것이 정상이다. 예금금리는 내리고 대출금리를 올리거나 찔끔 내리니 누가 보더라도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를 틈타 이익을 챙기는 장삿속이다.

비뚤어진 금리 행태는 시중은행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정기예금의 우대금리를 무더기로 낮췄다. 국민은행의 한 예금상품을 보자. 지난해 말 기본금리는 연 2.3%, 우대금리 0.3%를 더해 최고 금리는 2.6%였다. 우대금리를 0.3%에서 0.08%로 축소해 기본금리는 2.1%, 최고 금리는 2.18%로 떨어뜨렸다. 다른 은행은 더하다. 이로 인해 최고 금리 하락폭은 신한은행 0.55%포인트, SC은행 0.5%포인트, 국민은행 0.42%포인트, 외환은행 0.4%포인트에 이른다.

대출금리는 어떨까. 우리은행의 신규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지난해 말 최저 연 3.3%였다. 현재 금리는 3.27%다. 고작 0.03%포인트 떨어졌다. 농협은행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히려 올랐다. 지난해 말 최저 3.18%였지만, 지금은 3.48%다. 무려 0.3%포인트나 높아졌다. 대출 가산금리를 크게 올린 결과다. 기본금리인 코픽스는 올 들어 0.39%포인트 떨어졌지만, 가산금리를 0.4%포인트나 올렸으니 대출금리가 떨어질 턱이 없다.

이런 현상은 은행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카드대출, 제2금융권의 수신·대출금리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빚어진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 기준금리 인하는 꺼져 가는 경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취해진 극약처방이다. 기업과 가계가 값싼 돈을 쓸 수 있도록 해 돈이 돌게 하고, 경기를 부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출금리를 오히려 높이니 기준금리 인하가 ‘금융회사 배불리라’는 조치인가. 경제를 살리기 위한 금리인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1000조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는 가계는 물론 기업이 무는 이자가 떨어지지 않는데 내수시장 확대를 어찌 바라겠는가.

금융회사들은 대출금리를 당장 내려야 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또 무엇을 하고 있는가. 금융회사들이 위기대응 자금을 쌓도록 ‘비뚤어진 금리’ 상황을 방치하는 것인가. 될 법한 일이 아니다. 금융당국이 알고도 방치한다면 그것은 통화정책과 나라경제를 파탄으로 몰아가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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