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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美 전자담배 브랜드 460개… 10년내 900억불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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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19 20:08:28 수정 : 2014-10-19 21: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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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시장 블루오션 급부상
미국에서 2007년 전자담배가 처음 등장한 이래 이 담배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냄새와 연기가 없는 전자담배 제품이 속속 시장에 나오면서 전자담배 마니아층이 두껍게 형성되고 있다. 제조회사 측은 일반 담배보다 몸에 덜 해롭고, 돈도 덜 든다며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미국 보건당국과 민간단체 등은 전자담배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며 제조회사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미국 정치권은 전자담배 규제 법안 제정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 흡연시장의 새 강자로 부상한 전자담배를 둘러싼 논란을 심층 진단해 본다.


전자담배는 니코틴 용액이나 담배 향이 있는 액체를 수증기로 만들어 흡입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 담배처럼 입에 물고 숨을 들이쉬면 전자칩이 작동해 용기에 든 니코틴이나 담배 향 액체가 수증기로 변한다. 이 수증기는 대체로 냄새가 나지 않지만 담배 피우는 기분과 느낌을 준다. 전자담배는 대체로 두 종류이다. 배터리가 내장된 일회용과 용액을 리필해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충전식이 있다. 충전식 전자담배는 배터리, 충전기, 전자 용액, 카트리지, 분무기로 구성돼 있다. 제품에 따라서는 카트리지와 분무기가 하나로 돼 있거나 용액이 배터리, 카트리지와 결합돼 있기도 하다.

일회용이나 충전식 전자담배 모두 액체 용액을 사용한다. 여기에 니코틴, 향, 글리세린 등 화학약품이 포함돼 있다. 현재 미국에는 약 460개의 전자담배 브랜드가 나와 있다. 전자담배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자담배회사가 제공하는 담배 향의 종류가 7000여종에 이른다. 전자담배가 인기를 끄는 데 이 같은 다양한 향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통적인 니코틴이나 박하 향뿐 아니라 풍선껌 및 애플파이 향이나 호랑이 피와 유사한 냄새가 나는 것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향을 고를 수 있다.

전자담배는 아직 연방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주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공공장소나 실내에서 흡연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전자담배에는 이런 금연 규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전자담배 제조회사는 이 담배가 어디에서나 이용할 수 있으며 일반 담배에 비해 가격이 싸고, 깨끗하며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고 홍보하고 있다. 또 전자담배가 기존의 담배를 끊는 ‘금연’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게 제조회사 측 주장이다.

미국에서 담뱃값은 한 갑에 5∼10달러이다. 흡연자가 기존 담배 대신 전자담배를 사용하면 기존 담배 한 갑을 0.6달러에 이용할 수 있다고 제조업계는 설명한다. 대체로 전자담배로 전환하면 흡연 비용이 기존의 10분의 1가량으로 줄어든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하루에 한 갑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연간 2569달러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미국의 성인 흡연 인구는 약 4200만명이라고 미 의회 전문지 CQ 리서처 최신호가 보도했다. 미국 성인의 약 18%가 담배를 피우고 있다. 또 흡연으로 인한 질병 사망자가 연간 48만명에 이른다. 흡연으로 인한 폐암이나 심장병 등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도 연간 1600만명에 이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예방 가능한 질병 유발의 ‘넘버 1’ 요인이 흡연이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자담배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이를 강력 규제하라고 각국에 촉구했다. WHO는 지난 8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공공 실내 장소와 직장에서 전자담배 흡연을 금지하는 법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자담배가 청소년과 태아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WHO는 2003년 중국에서 처음 전자담배가 개발된 이후 현재까지 전자담배의 금연 효과를 입증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온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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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자담배 사용자는 300만명을 넘었다고 CQ 리서처가 전했다. CDC는 2013년 조사에서 미국의 중학생과 고등학생 중에서 전자담배를 사용한 적이 있는 사람이 26만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런 블루오션을 잡으려고 대형 담배제조회사가 이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레이놀즈 아메리칸, 로리라드, 알트리아 등 거대 담배제조업체가 독자적인 전자담배 브랜드를 시장에 내놓고 있다. 미국의 편의점에 가면 손쉽게 전자담배를 살 수 있다. 미국에 시가를 피우는 전문점이 있는 것처럼 전자담배를 피울 수 있는 전문점이 계속 들어서고 있으며 현재 전국적으로 그런 전문점 숫자가 1만5000개를 돌파했다.

전자 흡연 기구 또는 부속품 등이 인터넷을 통해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다. 미국의 웰스파고증권은 미국의 전자담배시장 규모가 곧 연간 25억달러(약 2조6600억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의 기존 연간 담배시장 규모인 900억달러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향후 10년 이내에 전자담배가 기존 담배시장을 앞지를 것이라고 웰스파고증권이 전망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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