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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냐 동결이냐… 갈피 못 잡는 통화정책

입력 : 2014-10-08 20:40:42 수정 : 2014-10-08 22: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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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앞두고 고심 지난 7일 국회 기획재정위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기준금리는 핫이슈였다. 다수 여당 의원들은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가계부채 증가 등 금리인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일부 여당 의원도 여기에 동조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신중했다. 10월 기준금리를 결정할 금융통화위원회(15일)를 일주일 앞둔 터다. 한은에서 금통위 전 일주일은 ‘침묵기간’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발언을 절제하는 모습이었지만 이 총재는 이날 ‘매파적’으로 비쳤다. 증권업계 한 인사는 8일 “금리를 내리기 싫어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금리인하의 효과에 대해 확신보다 한계를 말하는 대목이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새누리당 경제통 이한구 의원이 “금융정책(금리인하)으로 성장잠재력을 높일 수 있느냐”고 묻자 “효과는 미약할 것”이라고 답했다. 누차 경기를 살리는 수단으로서 통화정책의 한계를 말하는 대목도 마찬가지다. 한은 관계자는 “국정감사에서 한은의 독립성 논란이 일면서 더욱 그렇게 비쳐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적어도 이날 이 총재의 발언에서 금리인하의 시그널은 찾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금리인하 가능성이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8%에서 0.2∼0.4%포인트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이 총재는 국정감사에서 “3.8%엔 못 미치고 3% 중반 정도는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도 23개월째 1% 안팎을 이으며 중기 물가안정목표 2.5∼3.5%의 하단을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척하면 척” 발언이 상징하듯 정부·여당은 여전히 금리인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금리인하가 부담스러운 이유도 만만찮다. 가계부채 문제는 물론이고 최근 달러 강세에 따른 원·달러 환율 급상승은 돌출 변수다. 9월 초 달러당 1010원대이던 원·달러 환율은 한달여 만에 1070원대로 6%가량 뛰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74.1원으로 마감, 지난 3월26일(1075.0원) 이후 6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9월 중순부터 이날까지 주식시장에선 외국인들이 2조87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달러 강세에 한국 주식시장에서 발을 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자금이탈이 가속화하고 주가는 더욱 하락할 개연성이 크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금리인하는 단기적으로 달러 추가유출 가능성을 키우고 장기적으로는 가계부채 위험성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최소한 올해 12월까지는 달러화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으로서는 금리를 동결하자니 처지는 성장률과 물가, 정부·여당의 경기부양 의지가 신경쓰이고, 내리자니 자본유출과 시스템리스크 증가 위험이 걱정인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시장에서도 금리인하와 동결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한구 의원은 여당 의원으로서는 유일하게 금리인하의 부작용을 경계하며 한은의 분발을 주문했다.

그는 “정부·가계 부채는 자꾸 늘고 좀비 기업도 많이 살려주고 있지 않느냐”면서 “한은이 중립적, 독립적으로 경제를 지도해나가야지, 능력있는 사람들이 왜 그러고 있냐”고 했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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