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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았다! 손연재… 당당한 ‘아시아 여왕’으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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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03 00:39:22 수정 : 2014-10-03 01: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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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체조 한국 첫 AG 金
개인종합 3종목서 18점대, 2위 中 덩썬웨와 1.367점차
손연재. 그의 이름이 장내 아나운서를 통해 불리는 순간 체육관은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사뿐사뿐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선 손연재는 관중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얼굴은 상기됐다. 울음을 참으려는 듯 입술을 깨물고 고개도 저어봤지만 솟아오르는 눈물을 참을 수는 없었다. 어느새 그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애국가 연주가 끝날 때에는 굵은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가 2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공중을 날며 우아한 볼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인천=김범준 기자
손연재(20·연세대)가 한국 리듬체조 역사를 새로 썼다.

손연재는 2일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승에서 곤봉(18.100점)-리본(18.083점)-후프(18.216점)-볼(17.300점) 4종목 합계 71.699점을 받아 라이벌인 중국의 덩썬웨(70.332점)를 따돌리고 리듬체조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관심을 모은 손연재와 덩썬웨의 자존심 대결은 예상보다 싱겁게 끝났다. 손연재는 곤봉과 리본, 후프에서 환상적인 연기로 연거푸 ‘꿈의 점수’인 18점대를 돌파했다. 덩썬웨는 리본(17.483점), 후프(17.583점), 볼(17.400점)에서 모두 17점 중반대에 머물렀다.

참가선수 16명 중 7번째로 연기에 나선 손연재가 마지막 볼 종목(17.300점)을 마쳤을 때 이미 둘의 점수 차는 19.233점. 결국 손연재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덩썬웨는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둘은 리듬체조 불모지나 다름없는 아시아에서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손연재는 2010 광저우대회 동메달을 시작으로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결선에 올라 사상 최고 성적인 5위에 올랐다. 한국 리듬체조의 새 길을 개척해온 손연재와 마찬가지로 덩썬웨 역시 런던올림픽(11위), 지난해 세계선수권(4위)에서 중국 리듬체조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이날 결과만을 놓고 손연재가 덩썬웨보다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덩썬웨는 타고난 유연성에다 시원시원한 연기와 높은 점프를 자랑한다. 단지 승부는 프로그램의 완성도에서 갈렸다. 손연재는 스스로도 “후회없이 준비했다”고 말할 정도로 준비가 잘 돼 있었던 반면 고질적인 발목 부상에 시달려온 덩썬웨는 사정이 달랐다. 올 시즌 손연재는 4종목의 프로그램을 새롭게 짰다. 6차례의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지난달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올 시즌 국내외에서 10차례나 대회를 치르면서 새 프로그램은 손연재에게 맞춤복처럼 찰싹 달라붙었다.

‘리듬체조의 요정’ 손연재가 2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리듬체조 개인결선에서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한 뒤 태극기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인천=김범준 기자
이에 비해 덩썬웨는 발목 부상 탓에 올 시즌 월드컵에는 단 한 차례밖에 나서지 못했다. 더구나 훈련량마저 부족했던 그였기에 물흐르는 듯한 연기를 펼친 손연재와 연기의 품질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물론 홈그라운드의 이점은 무시할 수 없지만 손연재와 덩썬웨의 점수 차는 예상보다 컸다. 그러나 덩썬웨와의 대결이어서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중국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품격을 잃지 않은 덩썬웨가 있어 손연재의 금메달은 더욱 빛났다.

인천=유해길 선임기자 hk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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