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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 덕지덕지… 그래도 희망은 있다

입력 : 2014-10-02 21:22:06 수정 : 2014-10-02 21: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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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동네 정말 싫어. 이 동네 바깥에 사는 인간들은 이 동네가 사람 냄새 나는 동네다, 역사와 추억이 있는 동네다, 그러는데 다 헛소리야. 지네가 살아봐. 그런 얘기가 나오나. 더럽고 좁은 골목에 허리도 제대로 못 펴는 방에서 미싱까지 돌린다고 생각해 보라구. 그리고 제일 짜증났던 건 손바닥만 한 땅에 집 나눠서 세 식구 네 식구가 사는거. … 그런 게 추억이니?”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좀처럼 쉽게 변하지 않는다. 가난은 대물림되고 시간은 더욱 더디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들은 ‘성장’과 ‘개발’이라는 국가가 앞세운 명분에 역군이자 공로자라지만 실제 그들의 삶은 노동을 착취당하고 희생도 자기 몫인 듯 감내해내며 가난을 당연한 듯 받아들인 채 살고 있다.

연극 ‘창신동’(박찬규 작, 김수희 연출·사진)은 가난과 희생 탓에 이제는 변하는 것조차 버거운 그들의 모습이 어두워 보이지만, 그곳을 벗어나려고 애쓰거나 벗어나지 못해 체념하면서 주저앉는 게 아니라 그 자리를 딛고서 하루를 다시 시작하는 여자의 모습에서, 절망이 아닌 삶을 살아가게 하는 힘과 희망을 생각하게 한다. 4∼19일 대학로 정보소극장. 평일 오후 8시, 토·일 오후 3시. (02)889-3561

김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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