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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입니다" 청탁전화에 대기업 깜박

입력 : 2014-10-02 11:09:09 수정 : 2014-10-02 19: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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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측근 중 측근이라고 알려진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파워가 사실임이 드러났다.

이재만 비서관을 사칭한 전화 한마디에 대기업 회장과 사장이 사기꾼을 칙사대접하며 간부로 취업시키거나 즉각 자리를 만들라는 지시를 내린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일어났다. 

2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청와대 이재만 총무비서관을 사칭해 자신의 취업을 알선하고 실제 대기업에 채용돼 대기업의 채용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조모씨(52)를 구속기소했다.

조씨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자 이재만 비서관을 사칭해 지난해 8월 대우건설에 취업하고, 올 8월에는 KT에 취업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지난해 7월 대우건설 박영식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청와대 총무비서관 이재만이다. 조모 장로를 보낼테니 취업을 시켜주면 좋겠다. 내일 3시에 보내겠다”고 했다.

이튿날 조씨는 박 사장을 찾아가 허위 학력과 경력이 기재된 응시원서를 제출하며 “대우건설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이재만 비서"라는 말에 당황한 듯 박 사장은 한달 뒤 조씨를 대우건설 부장급으로 채용했다.

재미를 본 조씨는 지난 7월말 대우건설을 퇴사한 뒤 이재만 비서관의 휴대전화 번호와 유사한 번호의 휴대전화를 개통했다.

이어 이 번호로 KT 황창규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청와대 총무비서관 이재만이다. 사람을 보낼테니 만나보고 원하는 대로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튿날 황 회장을 찾아간 조씨는 "박근혜 대통령을 10여년 전부터 도왔으며 지금도 박 대통령과 한 달에 1~2번 만나 직보하는 사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조씨는 황 회장에게 "정부산하기관 기관장이나 감사로 갈 수 있었으나 민간기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뜻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KT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이말을 들은 황 회장은 조씨가 건넨 허위 학력과 이력서만 받고 인사담당자에게 절차를 진행하도록 지시했다.

한편 KT는 이와 관련, "조씨가 회장실을 찾아와 취업을 부탁하자 이를 수상히 여겨 청와대에 확인을 요청한 결과 조씨의 사기행각이 드러났다"고 해명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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