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홍콩 주권을 중국에 반환한 영국이 시위를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는 분위기다. 닉 클레그 영국 부총리는 주영 중국대사를 초치해 우려의 뜻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BBC방송 등 영국 언론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전했다. 클레그 부총리는 “중국이 홍콩 시민의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권리를 거부하기로 결정한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현재 상황을 심각히 여기고 있으며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미국은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이 전날 “홍콩인의 열망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나 표현은 상당히 절제됐다.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이날 2박3일 일정으로 미 워싱턴을 찾았다. 그는 존 케리 국무장관과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 고위인사를 폭넓게 면담할 예정이다. 11월 초 베이징 에이펙(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기간에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은 홍콩 시위에 관련해 자국 내 문제에 외국의 간섭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을 미국 측에 전할 것으로 보인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 관영 방송인 제1채널과 로시야24 등은 이날 홍콩 시위 소식을 보도하며 미국이 배후 조종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제1채널은 “미국 제재로 러시아가 새 금융거래처를 찾으려 아시아에 눈을 돌리자 미국이 불안정을 촉발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또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러시아를 지지한 데 대한 보복일 가능성도 있다고 해석했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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