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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 주민 자체 매뉴얼이 대형참사 막아

입력 : 2014-09-30 19:09:51 수정 : 2014-10-01 00: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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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침몰 신안호 계기 운영
어선들 매년 5차례 구조 훈련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한 유람선 바캉스호 사고에서 한 명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은 것은 주민들이 자체 운영하는 해난사고 대응 매뉴얼 덕분이었다. 홍도 주민들은 매년 5차례 정도 해난사고 사이렌이 울리면 하던 일을 멈추고 자신의 어선으로 사고현장에 출동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홍도유람선 사무실에는 목포해경 홍도출장소와 동시에 각종 해난사고가 접수된다. 이번 바캉스호 사고 때는 바캉스호를 뒤따르던 또 다른 유람선이 홍도유람선 사무실에 무전을 보내면서 비상상황이 시작됐다.

근무자는 매뉴얼에 따라 곧바로 사이렌을 울렸다. 비상 사이렌을 들은 주민 20여 명은 홍도여객선터미널에 모여 사고 내용을 파악한 후 시속 60∼70㎞ 선외기 12대를 사고현장에 출동시켰다. 목포해경 경비정이 도착하기 전에 이들 어선이 먼저 구조활동을 벌였다. 홍도항에 대기하고 있던 유람선 8척도 사고현장으로 출동했다.

30일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해상에서 좌초된 유람선 바캉스호 사고현장에서 홍도 주민들이 어선을 이용해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
홍도 주민들이 해난사고 자체 대응 매뉴얼을 운영한 것은 벌써 29년째다. 1985년 7월 관광객 37명을 태우고 홍도 인근 해상을 지나다가 기관고장으로 침몰한 신안호가 계기가 됐다. 당시 사고로 승객 18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19명만 가까스로 구조됐다.

이 사고를 계기로 홍도 주민들은 “홍도 바다는 우리가 지킨다”는 결의를 다졌다. 김근영(43) 이장은 “낙도인 홍도에서 유람선 침몰사고가 날 경우 섬주민들의 생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주민들이 비상상황에 대비해 평상시에 재난구조를 몸에 익히고 산다”고 말했다.

진도=한승하·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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