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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의 뿌리는 사람… 세계인에 열린 서울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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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01 06:00:00 수정 : 2014-10-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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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초대석] 美 순방 마무리한 박원순 서울시장
“사람의 가능성을 신뢰하면서 태동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확인한 다양성과 개방성을 서울시정의 주요 방향으로 삼을 것입니다.” 박원순(58) 서울시장이 30일 7박10일의 미국 순방을 마무리하면서 세계일보와 가진 단독 인터뷰의 화두이다. 박 시장은 “서울형 창조경제의 뿌리에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으로, 미래형 창조경제의 싹을 틔우는 인재 양성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안인 제2롯데월드 임시 개장 문제에 대해서는 “시장의 부재로 최종 결정이 예상보다 늦어진 감이 있다”며 “10월 초에는 결론날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는 귀국 항공편 기내에서 진행됐다. 일부 대화는 귀국 전날 로스앤젤레스(LA) 호텔에서 이뤄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30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양성과 개방화 확대를 통해 수도 서울의 국제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이를 위한 서울시정의 실천과제로 다문화 인재 10만명 양성과 신규 국제기구 유치, 이중국적자 채용 등을 들었다.
서울시 제공
―미국 뉴욕·워싱턴·샌프란시스코·LA 4개 도시 방문은 성공적이었는가.


“7박10일 동안의 경험을 서울시정에 꼼꼼하게 접목할 것이다. 네트워크와 투자 확대라는 성과를 거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뉴욕을 제외한 3개 도시의 시장들, 미국외교협회 회원, 투자자 등을 만났다. 이들을 상대로 서울의 네트워크를 확대했다. 실리콘밸리에서 2개 투자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도시재생 및 안전과 관련해서도 인식을 넓혔다.”

―가장 벤치마킹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었나.

“가시적으로 눈에 띈 부분은 뉴욕의 하이라인파크다. 노후화된 고가를 녹색과 문화 소통의 장으로 변모시킨 하이라인파크의 경험을 서울역 고가의 재개발에서 활용할 것이다. 지식산업형 전진기지인 실리콘밸리에서는 다양성과 개방성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게 됐다.”

―다양성과 개방성 확대를 통해 경쟁력 확보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철학이 변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중앙집권화가 심해 지방정부 차원의 권한이 없는 경우가 많다. 재정적 자립, 조직 차원의 자율권 등은 없다고 봐야 한다. 국적 규정이라든지 이주민에 대한 권한 부여와 규제에 대해서 지방정부는 권한이 없다. 중앙정부의 권한이라 하더라도 서울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 이는 한계상황에 빠진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구호나 말보다는 실천으로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

박 시장은 이 대목에서 힘을 주어 길게 발언을 이어갔다. 당장 이번 미국 방문에서도 이러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발언은 이어졌다.

“이번 미국 방문 와중에 내가 페이스북에 올린 상징적인 사진이 있다. 세 사람의 사진인데, 실리콘밸리의 오늘을 있게 한 대표적인 사람들을 만났다. 이들은 인도 출신, 프랑스 출신, 한국에서 태어나 한 살 때 미국으로 이민한 정보통신 전문가들이다. 이들 중 누구도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이 없지만, 미국 창조경제의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이 자신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플랫폼과 생태계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들을 결코 수용하는 환경을 갖고 있지 못하다. 이런 환경을 허물자는 것이다.”

―꼭 외국인을 데려오자는 이야기는 아닐 듯하다.

“그렇다.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활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다문화 외국인 10만명 양성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외국인 10만명을 교육시켜 한국 중소기업 상품 수출을 돕는 상단을 만들려고 한다. 이런 계획이 가능한 게 예를 들면 중국동포들은 중국을, 러시아 사람들은 러시아에 들어가면 된다. 우리 속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들이 자신들의 모국을 상대로 사업하도록 도와줄 생각이다. 비즈니스센터도 만들어 이들이 사업하도록 할 것이다. 이를테면 몽골인들이 동대문 와서 의류를 구매하고, 카자흐스탄인들이 신발을 사서 판매하도록 할 것이다. 또 고려인들을 3개월, 6개월 합숙훈련시켜 한국어와 컴퓨터를 교육시켜 무역을 하도록 할 것이다.”

―다문화 활용은 되겠지만 창조경제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렇지가 않다. 개방성을 높이면 혼종, 혼합 문화 속에서 창의성이 태동하는 것이다. 다문화 외국인 10만명 양성은 디자인, 패션, 정보통신 등에도 관련된다. 한국인만 고집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세계, 좁게는 아시아의 중심이 되려면 중국, 베트남, 일본에서 태어난 사람에게도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예를 들면 서울시는 개포디지털혁신파크에 인도인이나 유럽 혹은 동남아 출신의 창업도 적극 장려할 생각이다. 한국인과 협업하고 회사도 만들 수 있게 도울 것이다.”

―서울 경쟁력 확대를 위해 다문화 인재 10만명 양성과 병행될 사업은.

“유엔의 새로운 기구들을 서울에 유치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도시로서 입지를 다질 것이다. 우리가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본부라든지 기존의 유엔 산하기구를 서울로 유치하기는 힘들다. 이미 다른 나라에 유치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생 기관을 유치하거나, 유엔 등이 필요한 기관을 서울에 창설하자고 하면 가능한 일이다. 예를 들어 워싱턴에 있는 도시연구소(Urban Institue)가 서울에 아시아 본부를 낸다면 우리로서는 세계적인 도시문제 연구소를 갖게 되는 것이다. 가능하다. 도시 문제는 점점 심각해진다. 모든 인류의 50%가 도시에 사는 시대에 세계적인 연구소가 서울에 자리하는 것이다. 또 있다. 유엔 산하에 고령화 관련 기관을 두기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과정으로 한국과 서울의 국제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

―외국인이 아닌 외국 거주 한국인의 경쟁력도 남부럽지 않은데.

“그래서 하는 말이다. 이제는 우리가 이중국적을 허용하는 문제를 긍정적으로 고민할 때다. 경쟁의 시대에 외국인이라도 데려다 쓰는 마당에 모국인 한국을 위해 일하겠다는 사람을 이중국적자라고 해서 백안시한다면 문제가 있다. 해외에 700만명의 동포가 있다. 미국을 포함해 각국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일례로 중국인이 30%라는 샌프란시스코에는 우리 동포들의 탁월성이 인정받고 있다. 그곳 시장을 만나면서 이를 확인했다. 이런 분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서울시는 특정분야에 능력만 된다면 외국인이라도 기꺼이 채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울이 미국 도시들에 비해서 가진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글로벌 도시로서 서울이 확보한 입지를 새삼 실감했다. 세계도시 전자정부평가에서 서울시는 5회 연속 1위로 평가받았다. 서울의 자연, 역사, 우수한 시민은 빼놓을 수 없는 경쟁력이다. 이는 지식기반도시와 창조경제모델을 다지기 위한 초석으로 든든한 자원들이다.”

―서울형 창조경제 모델은 무엇인가.

“개방성과 다양성에 주안점을 두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융합해 이전에 없던 부가가치를 창출하도록 하고 있다. 여러 계획들이 있다. 모바일 융합을 선도한 ‘개포디지털혁신파크’를 2016년까지 조성한다. 고령친화산업 육성을 위한 ‘홍릉 스마트에이징 클러스터’는 2017년까지 마련한다.”

―이번 미국 방문 중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론 강화를 주장했다. 이를테면 대북문제 등에 대해서도 지방정부의 역할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독일 통일과정에서 지방정부와 비정부기구(NGO)의 역할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서울도 중앙정부의 방침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면 주체적인 권한이 부여돼야 한다. 경평축구 부활 등을 통해서 서울이 남북교류에 이바지할 길들이 많을 것이다.”

―LA에서 도시안전, 소방방재 대책 자문을 구했다. 시정에 활용되나.

“LA는 1980년, 미국 주정부로는 처음으로 재난을 통합 관리하는 기구인 통합재난관리기구(EOO)를 태동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안전도시 구축에 박차를 기해왔다. 서울 소방재난본부와 LA소방청이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두 도시 차원의 양해각서는 11월 체결될 것이다.”

―대선 출마 관련해서는 ‘오직 시민’ 혹은 ‘오직 서울’이라는 답으로 대신해 왔다. 대선 출마 이야기 자체를 피하고 있는데.

“피하고 싶은 질문인데, 농담으로는 재선 삼선하고 한번 쉬었다가 그럼 한 번 더한다고는 했다. 그렇게 농담은 했지만 서울시장 준비하는 분들이 얼마나 많겠나. 이런 상황에서 ‘내가 삼선하겠다’고 말할 수는 없다. 더구나 이런 큰 선거는 내 의사에 따르는 것이 아니다.”

대담=박종현 사회2부 차장대우

◆ 박원순 시장은… ▲1956년 경남 창녕 출생 ▲경기고, 서울대 법대 중퇴, 단국대 사학과 졸업 ▲1982년 대구지검 검사 ▲1983년 변호사 개업 ▲1995∼2002년 참여연대 사무처장 ▲2000년 총선시민연대 상임공동집행위원장 ▲2001∼2010년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2002년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 ▲2002∼2009년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 ▲2006∼2011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2011년 10월∼2014년 6월 민선 5기 서울시장 ▲2014년 7월∼ 민선 6기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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