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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하나의 세계, 하나의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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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9-30 20:59:21 수정 : 2014-10-01 0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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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메시지와 제안 경청한 지구촌
‘코리아’ 명패 놓일 날 앞당기자
내년으로 창설 70주년을 맞는 유엔은 헌장 전문에서 “다음 세대를 전쟁의 불행에서 구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인권·존엄·가치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하고, 더 큰 자유 속에서 사회적 진보와 생활 수준을 향상시킬 것을 결의”하면서 새로운 국제질서의 창설을 천명했다. 

윤병세 외교부장관
지구촌 현실은 다르다. 세계는 여전히 분쟁과 갈등, 기아와 질병, 인권탄압과 인도적 재앙, 기후변화 문제로 신음하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문제들이 더 이상 특정 국가나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빠른 속도로 범세계적인 위기가 되면서, 국제평화와 안보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서부 아프리카 에볼라 사태와 폭력적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와 이를 추종하는 외국인 테러전투원의 급속한 세력 확장은 누구도 이러한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음을 바로 보여준다. 시리아, 리비아, 가자 지역 등 중동아프리카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에서 동북아시아까지 세계는 마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처럼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는 위기와 도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이번 유엔총회에서는 유례없이 어려운 국제정세를 반영하듯 중요한 정상회의와 고위급회의가 동시에 개최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1991년 우리의 유엔 가입 이래 최초로 연례 유엔총회와 함께 기후정상회의, 안보리 정상회의, 글로벌 교육 고위급회의 등 4개 정상회의에 연이어 참석, 기조연설을 했다. 그리고, 정상외교 사상 처음으로 내년도 타결을 목표로 긴박하게 움직이는 기후정상회의의 재정 세션을 공동 주재하고, 외국인 테러전투원 문제 대응방안 협의에도 안보리 이사국으로 참여해 외국인테러전투원 차단을 위한 역사적 결의안 채택에 기여했다.

무엇보다, 유엔과 전 세계가 대한민국의 메시지와 제안을 경청하고 우리의 커진 역할에 큰 기대와 지지를 보였다. 박 대통령은 기후·교육·테러·핵·국제보건·인권·인도주의 등 글로벌 어젠다와 주요 지역 분쟁에 대해 우리의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 기후정상회의에서는 기후변화 대응을 부담보다는 신성장동력 창출의 기회로 활용하는 창조경제 비전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했고, 녹색기후기금에 1억 달러 기여 의사를 밝히면서 각국 정부와 민간에서 약 2000억 달러 상당의 기여 서약을 확보하는 등 기후변화 논의를 주도했다. 글로벌 교육 고위급 회의에서는 경제발전 단계별로 차별화된 우리 교육정책과 경험을 소개하고, 2015년 이후 글로벌 개발목표에 교육이 중심이 돼야 함을 강조했다.

총회 기조연설은 매우 감동적이었다. 박 대통령이 “전쟁의 참화와 빈곤을 딛고 일어나 민주주의와 인권, 시장경제를 동시에 이룬 대한민국이 이제 유엔의 3대 핵심 이사국을 모두 수행하고 있으며, 평화·개발·인권이 유엔의 비전이자 대한민국의 비전”이라고 했을 때 총회장 내 우방국 대사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연설 후엔 각국 대표 20여명이 대통령에게 직접 축하인사를 했다.

하나 된 세계에서의 ‘평화, 개발, 인권’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통일 정책과도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인류 보편적 가치의 사각지대가 바로 북한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통해 “통일 한반도는 핵무기 없는 세상의 출발점이자, 인권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며, 통일의 사회경제적 편익이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전체로 확대될 것”이라고 천명했을 때 장내는 숙연해졌다. 통일이 한반도 차원이 아니라, 인류 보편적 가치의 실현과 맥을 같이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유엔의 소중한 목표가 한반도 전역에 구현될 때 한반도 통일과 유엔이 추구하는 이상과 가치는 결국 하나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유엔의 가치를 구현해 나가는 데 응분의 역할과 기여를 지속해 나갈 것이다. 91년 우리의 유엔 가입 과정에 실무 책임자로 관여했던 필자로서는 옵서버석에서 정회원석까지 20여m 옮기는 데 40여년이 걸리고 가입하면서도 남북한이 각각 다른 명패를 유엔총회 회의장에 놓는 현실에 늘 마음 아파했다. 독일처럼 국제사회의 축복 속에 유엔총회 회의장에 ‘코리아’라는 하나의 명패가 놓일 날을 그려본다.

윤병세 외교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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