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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방댐 절반만 설치…'제2우면산사태' 무방비

입력 : 2014-09-30 06:00:00 수정 : 2014-09-30 13: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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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6000여곳 설치 안돼 산림피해 속수무책
집중호우 때 산사태로 인한 대형 재해를 막아줄 사방댐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조사 결과 사방댐은 1만3000여개가 필요하나 고작 56%만 설치돼 있다. 특히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18명 사망), 강원 춘천 펜션 매몰사고(13명 사망) 등처럼 생활권 주변에서 산사태 피해가 상존해 사방댐 건설은 시급하다. 하지만 정부의 내년 사방댐 관련 예산은 올해보다 오히려 감소해 ‘산지재해 방지’ 의지가 퇴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농림수산식품부와 산림청 등에 따르면 산지재해로 인한 연간 평균 피해면적은 1980년대 231ha에서 1990년대 349ha, 2000년대 713ha로 늘고 있다. 우면산 산사태와 춘천 펜션 매몰사고가 일어난 2011년에는 824ha에 달했다. 이에 산림청은 산지재해로부터 재산과 인명을 보호하기 위해 2006년 사방댐 대상지 전국 실태조사를 한 결과 1만3734개소에 사방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작년까지 설치된 사방댐은 7725개소에 불과하다. 나머지 6009곳(44%)은 산사태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산림청은 지난해 많은 사람이 일상생활을 하는 생활권 주변의 산사태 취약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1만4201개소가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 중 3406곳은 사방댐이 설치되지 않으면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우려됐다. 게다가 산림청은 2011년 우면산 산사태 직후 ‘2012∼2017년 사방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산지재해 예방 효과가 입증된 사방댐 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 2011년 당시 5018개였던 사방댐을 2030년까지 19년간 1만9582개를 설치해 2만4600개로 늘리기로 했다. 연간 1000개소 이상을 설치하는 계획이다.

산림청은 먼저 2012∼2017년 1조4267억원을 들여 사방댐 5695개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2012년에는 1767억원을 투입해 사방댐 695곳을 설치하고, 이후 2017년까지 매년 2500억원을 들여 1000개씩 사방댐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산림청은 2012년에만 695개소를 설치했을 뿐이고, 지난해는 785개소(예산 1532억원)를 조성하는 데 그쳤다. 올해도 1750억원을 들여 899곳에만 사방댐을 건설 중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적은 1741억원으로 895곳에 사방댐을 만들 예정이다.

정부가 내년 안전예산을 올해(12조4000억원)보다 17.9% 늘리면서도 산사태 방지는 등한시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우면산 산사태로 호들갑을 떨며 세운 계획을 1년 만에 지키지 않았고, 이런 추세라면 사방댐 건설 목표 달성은 물 건너갔다”고 꼬집었다. 유제범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몇 해 전부터 국지성 집중폭우가 빈발해 산지와 근접한 생활권에 사방댐 조성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재해 관련 사업은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예방이 중요한 만큼 사방댐 조성에 필요한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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