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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벽골제·망해사… 김제의 볼거리

입력 : 2014-09-25 22:11:22 수정 : 2014-09-26 01: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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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6대 악산(岳山) 중 하나인 모악산은 김제 여행의 1번지로 삼을 만한 곳이다. 1400여년의 역사를 지닌 금산사만 해도 챙겨 보아야 할 것이 하나 둘이 아니다. 후백제 견훤이 왕위계승 문제에 불만을 품은 장남 신검에 의해 유폐된 곳이기도 한 금산사는 매월당 김시습 등 역사 속 여러 인물의 자취가 남아 있다. 또 국보인 미륵전 외에 보물이 10개나 되는 등 수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모악산은 충남의 계룡산과 더불어 신흥종교의 메카로 불리는 곳이다. 한때 모악산 일대에 40여개 교단이 있었다고 하는데, 증산교계가 다수를 차지한다. 모악산은 4대 종교의 유적지가 모두 모여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금산사(불교)와 더불어 금산교회(기독교), 수류성당(천주교), 원평교당(원불교)가 모악산 자락 금산면에 자리하고 있다. 금산교회는 1905년 미국 선교사 테이트가 세운 ㄱ자 형태의 한옥 예배당이고, 수류성당의 최초 건물은 1895년 나무로 지어졌다. 원평교당은 원불교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정도로 여러 인물이 귀의한 곳이다. 이 네 곳을 연결하는 도보길인 ‘아름다운 순례길’의 7코스는 증산법종교본부를 포함해 14.5㎞가 이어진다.

망해사의 팽나무와 범종각.
모악산에도 ‘마실길’이라는 도보길이 조성돼 있다. 마실길은 금산사, 금평저수지와 함께 귀신사, 신아대숲길 등 모악산의 명소를 잇는다. 귀신사(歸信寺)는 예전에 금산사를 말사로 거느리고 있을 정도의 대찰이었으나, 점점 규모가 줄어 지금은 더없이 검박하고 고졸한 절집이다. 소설가 양귀자는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숨은 꽃’에서 귀신사를 ‘영원을 돌아다니다 지친 신이 쉬러 돌아오는 자리’라고 표현했는데, 가을색이 완연한 이즈음이 딱 그런 분위기다.

김제의 절집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게 망해사다. 서해 바다와 접한 김제 땅의 서쪽 끝에 자리한 망해사는 ‘바다를 바라본다’는 이름 그대로 절집 마당 바로 앞이 바다다. 새만금 사업이 마무리되며 이제는 바다가 아닌 담수호를 바라보게 됐지만, 그래도 절집 앞에 펼쳐지는 낙조는 여전히 일품이다. 

김제 유일의 포구였던 심포항.
망해사에서 백합 산지로 널리 알려진 심포항이 지척이다. 김제 유일의 포구인 심포항 앞바다 역시 담수호로 변해가고 있지만, 아직은 한적한 어촌마을의 정취가 남아 있다. 

김제는 우리 땅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벽골제 앞 김제청소년농업 생명체험센터 전망대에 오르면 황금색으로 물들기 시작한 드넓은 평야가 내려다보인다. 농경민족인 우리에게 황금 들녘은 가을의 도래를 실감케 하는 친근하고 익숙한 풍경이 아닐까 싶다.
이같이 여러 명소가 있지만, 김제의 아이콘이라면 역시 지평선이 보이는 드넓은 평야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인 벽골제다. 국토의 70%가 산지인 우리 땅에서 하늘과 땅이 맞닿은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김제, 만경 평야다. 모악산에서 김제 시내를 지나 망해사를 향해 진봉면과 광활면을 지나면 김제평야가 얼마나 너른지 실감하게 된다. 북쪽의 만경강과 남서쪽의 동진강이 흐르며 형성된 김제, 만경 평야는 우리나라 최대 곡창지대다. 김제시 한 곳에서 대한민국 전체 쌀의 40분의 1을 생산한다. 이는 강원도 전체의 쌀 생산량과 비슷한 규모다. 

벽골제 제방의 갈대밭.
벽골제는 일제 때 논으로 바뀌며 작은 하천만 남아 있지만, 제방의 중심에서 발굴한 수문의 규모로 예전의 위용을 짐작할 수 있다. 지금 벽골제 일대는 전통 농경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테마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억새가 무성한 제방을 걷고 전설 속에 등장하는 거대한 청룡·백룡 모형 등을 둘러보고 옥상 전망대에 오르다 보면 서너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벽골제의 상징물인 쌍룡 모형.
가을 김제의 또 다른 명물은 코스모스 길이다. 끝없이 펼쳐진 들녘을 따라 조성한 코스모스길이 무려 400리에 이른다. 황금 들녘을 가로지르는 알록달록한 코스모스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황금 들녘과 어우러진 코스모스.
◆10월1일∼5일 지평선 축제


벽골제 일원에서 10월1일부터 5일간 제16회 김제 지평선 축제(festival.gimje.go.kr)가 열린다. 지평선을 테마로 삼아 전통농경문화를 체험하는 축제로, 매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다. 축제 기간에는 7개의 주제 아래 70여개의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벽골제 전설에 등장하는 백룡과 청룡이 싸우는 모습을 재현한 ‘쌍룡놀이’ ‘벽골제 횃불 퍼레이드’ 등이 대표 프로그램이다. 벽골제방에 올라 연을 날리는 ‘세계인 대동 연날리기’, 짚을 이용해 전통 우비 도롱이를 착용해 보는 ‘도롱이 워터 터널’, 아궁이에 직접 장작으로 불을 지펴 쌀밥을 짓는 ‘모락모락 아궁이 쌀밥체험’도 마련된다. 3일에는 새만금지평선 마라톤 대회도 개최된다. 지평선축제 제전위원회 540-3031

김제=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여행정보(지역번호=063)

모악산이 목적지이면 서울에서 출발해 경부고속도로와 천안∼논산고속도로를 거쳐 호남고속도로의 금산사 나들목에서 빠져 나오면 된다. 망해사나 심포항이 목적지이면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는게 가깝다. 김제 시내에 ‘벽골제 모텔’(545-7772) 등 깔끔한 모텔이 여럿이다. ‘김제 청소년농업생명 체험센터’(540-5600)도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청보리한우촌’(543-0076)은 육회비빔밥으로 유명하고, 벽골제 단지안의 ‘지평선 한우 명품관’( 548-9595)은 이 일대에서 널리 알려진 고깃집이다. 심포항의 ‘전망좋은집’(544-44710)은 꽃게·백합 요리를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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