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에티오피아 대학입학시험(700점 만점에 637점) 최고 득점자가 카이스트에 입학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카이스트 이번 가을학기 학사과정에 입학한 겜메추 베켈레 톨로사(Gemechu Bekele Tolossa·19·사진)군.
그는 고교 졸업 후 에티오피아 영재들만 입학하는 아디스아바바대학교(AAU) 의대에 수석 입학했다. 그럼에도 자국의 최고 명문대를 포기한 것은 “최첨단 교육시설과 우수한 교수진이 있는 대학에서 최고의 공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한 가지 소원 때문이었다. 입학 후 생활에 대해 그는 “아직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지만 공부하는 모든 게 즐겁다”며 환하게 웃었다.
겜메추는 아직 소년 티를 벗지 않은 앳된 얼굴이지만 전형적인 공부벌레다. 에티오피아에서 밤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고등학교까지 매일 왕복 10㎞를 걸어서 통학했지만 하루에 10시간 이상 공부했다.
카이스트에 들어와서도 여가시간을 쪼개 동료 학생들을 가르치는 ‘튜터’로도 활동 중이다. 그가 느낀 에티오피아 대학과 한국 대학의 가장 큰 차이는 교육환경이다.
“강의실에 컴퓨터와 프로젝터가 없고, 200명의 학생들이 한 강의실에서 공부한다. 심지어 밤에는 전기가 끊겨 도서관에서 책을 볼 수 없다”며 고국의 열악한 환경을 소개한 그는 “밤에 전기를 마음껏 쓸 수 있는 카이스트는 천국”이라며 부러워했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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