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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연비 타이밍 스스로 감지, 가속페달로 신호… 햅틱 페달 ‘매직’

입력 : 2014-09-22 19:46:05 수정 : 2014-09-23 07: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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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S50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승기
지난 18일(현지시간) 오후 덴마크 코펜하겐의 당글레르 호텔 앞. 자정을 30분 남겨놓은 밤늦은 시간에 한국인 5명이 논쟁 중이다. 지난해 9월 메르세데스-벤츠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에서 공개한 ‘S50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시승하러 온 자동차 기자 4명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MBK) 입사 4개월차 직원이 호텔 앞에서 결론 내지 못한 화제는 ‘햅틱 페달’. MBK 측이 제시한 자료에는 ‘운전자에게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라는 신호를 주고, 전기 모터 주행 시 엔진이 가동되는 시점을 알려준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이 기능을 ‘몸’으로 습득하기에는 이날 1시간가량의 시승과 잠깐의 브리핑으로는 부족했던 것.

다음날 호텔을 출발해 스웨덴으로 넘어가는 올레순 대교를 건너 발트해가 시원하게 펼쳐진 알라보다르나 항의 카페 ‘헬가스 함크로그’를 찍고, 말뫼의 랜드마크인 ‘터닝 토르소’까지 163㎞를 번갈아 내달렸다. 그제야 발끝을 톡톡 치며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라’고 말을 거는 햅틱 페달을 느꼈다. 햅틱 페달은 연비 주행 전문가였다.

◆‘프리우스’보다 연비 좋고 친환경적인 ‘S클래스’

S클래스는 뛰어난 주행성능에 안락한 승차감까지 갖춰 전 세계 대형차 시장에서 ‘최고’로 군림하고 있다. 사실 국내에선 운전기사를 둔 사장님 차로 여겨진다. 그런 S클래스의 변화는 최근 몇 년 새 일어났다.

지난해 IAA에서 디터 체체 다임러그룹 회장은 들뜬 목소리로 ‘S500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를 영상으로 소개했다. 장·단거리 레이더와 다양한 카메라를 장착해 건널목 앞에서 차가 알아서 멈추고, 도로 위에서 일어나는 위급한 상황도 피해 가게 했다. 무인 자율 주행이 먼 미래가 아니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1년 후 코펜하겐에서 S500 PHEV를 다시 만났다. 100㎞를 달리는 데 쓰이는 연료는 1년 전 3ℓ에서 2.8ℓ로, 1㎞ 주행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은 69g에서 65g로 줄어들었다. 특히 모터쇼에서는 ‘미래의 차’였을 뿐이었는데. 1년 뒤 운전대를 잡고 보니 그제야 S500 PHEV의 연비가 실감났다. 산술적으로 계산한 연비는 35.71㎞/ℓ. 국내 최고 연비군에 속하는 도요타 프리우스(21㎞/ℓ, 77g/㎞)보다 연비가 좋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더 적다. 프리우스는 1800㏄ 엔진이고 S500 PHEV는 3000㏄ 엔진인데도 말이다. 안전의 중심이던 S500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덧씌우자 고연비와 친환경성의 정점이 됐다.

시승을 함께한 동료는 “S500보다 훨씬 편하고 좋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 저속구간에서도 변속감이 없고, 뒷자리에 앉았을 때에는 높은 둔덕을 넘는 것조차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서스펜션 시스템이 훌륭했다. 뒷자리에 앉은 동료는 복귀 시간을 맞추려고 시속 150∼160㎞로 내달리는데도 금세 잠들었다. 뒷자리는 항공기의 비즈니스 클래스 이상은 됐다.

‘S50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출발 시각과 차내 온도 등을 스마트폰으로 설정해두면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할 때 최적의 운전 환경을 만들어준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가장 이상적인 연비 주행 기술을 담다


‘S400 하이브리드’, ‘S300 블루텍 하이브리드’에 이어 메르세데스-벤츠의 세번째 하이브리드차인 S500 PHEV는 전기 모터만으로 33㎞를 달린다. 전기 주행 최고 속도는 140㎞/h.

이 차는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현재 주행 상황, 7㎞ 이내의 내리막길 및 커브와 속도 제한 등에 따라 엔진을 쓰는 게 좋은지, 전기 모터가 나은지 판단한다. 예를 들어 1㎞ 앞에 내리막길이 있어 배터리 충전이 쉬울 것 같으면, 그 전에 전기 모터로 바퀴를 굴리면서 나중에 충전할 수 있을 만큼의 전기를 적절히 사용한다. 앞에 저속 차량이 있는데도 가속하려고 하면 ‘가속해 봐야 연료만 낭비하게 된다’는 것을 햅틱 페달이 발끝을 ‘톡톡’ 두드려 알려준다. 물론 연료 낭비를 일러줬는데도 가속하려고 한다면 이를 막을 재간은 없다.

이처럼 지능형 연비주행이 가능한 건 4가지 운영 모드, 3가지 운전 프로그램 덕분이다. ‘하이브리드’ 모드는 엔진과 전기 모터가 번갈아가며 동력을 발휘한다. ‘E 모드’는 오직 전기 모터로 주행하는데, 엔진이 가동할 시점에 햅틱 페달이 반응한다. E 모드만으로는 운전자가 원하는 속도나 퍼포먼스를 발휘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려주는 셈이다.

운전 프로그램으로는 연료 효율과 운전하는 재미를 모두 찾을 수 있는 ‘E’, 최고의 연료효율만 고집하는 ‘E+’, 최고의 운전성능을 발휘하는 ‘S’ 등 세 가지가 있는데, 흔한 주행모드 선택과 같다. S500 PHEV는 운전 프로그램과 운영 모드의 다양한 조합에서도 최적의 연비를 내는 주행방법을 찾는다. 특히 햅틱 페달은 연비 최적화를 위해 운전자에게 필요한 ‘충고’를 건넨다. 가솔린 2.8ℓ로 100㎞를 달리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65g에 불과한 ‘괴물’에게 가장 인간적인 기능이 아닐까.

코펜하겐·말뫼=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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