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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마지막에 펼치지 못한 천재의 날개

입력 : 2014-09-21 15:38:11 수정 : 2014-09-21 15: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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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의 결승전에서 천재 공식 대관식을 준비했던 이승우(16·FC바르셀로나)가 마지막 순간에 천재적 재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승우는 지난 20일 오후 6시(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만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북한과의 2014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챔피언십 결승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승우는 이번 대회 1차전을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천재와 같은 재능으로 5골을 뽑아내며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조별리그를 포함해 8강·4강까지 한국 대표팀이 전승으로 결승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이승우의 활약이 가장 빛났다. 드리블, 패스, 슈팅 등 창의적인 플레이는 또래들보다 한 수 위에 있음이 분명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에서까지 '리틀 메시', '한국의 마라도나' 등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박주영(29)·최성국(31)·백성동(23·주빌로 이와타) 등 연령별 청소년대표팀 출신 스타를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으며 기대를 잔뜩 받았다.

최진철 대표팀 감독도 "이승우와 같은 선수를 보유한 것이 큰 행복"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승우는 남북 대결로 관심을 모은 결승전에서 우승을 해 자신의 이름 앞에 붙은 '리틀 메시' 등의 수식어를 지우기를 바랐다. 남의 그림자에 묶이기보다 '제1의 이승우'로 인정받고 싶었다.

그는 경기 후 "어떤 선수와 닮았다라는 판단은 내 몫이 아닌 것 같다. '리틀 메시', '한국의 메시'라고 불러준다면 고맙지만 나는 제1의 이승우로 불렸으면 좋겠다"며 비교 대상에 오르는 것에 불편한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최고의 반열에 오르기에는 2% 부족했다. 마지막에 자신의 꿈의 날개를 마음껏 펼치지 못했다.

결승전에서 그는 상대 북한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에 제대로 된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평소보다 조급했고,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도 보이지 않았다.

공만 잡으면 반칙성 플레이를 서슴지 않는 상대의 작전에 말려 매 경기 이어오던 득점 기록도 멈췄다. 몇 차례 만들어낸 완벽한 슈팅 기회도 골로 매듭짓지 못했다.

한국이 12년 만에 도전했던 아시아 정상을 놓친 것에 대해 누구보다 아쉬워한 것은 이승우였다. 어쩌면 오랜만에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고 자신에게 쏠릴 스포트라이트를 즐길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이승우는 자신감으로 무장돼 있는 선수다. 어느 자리에서나 위축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는 편이다. 필요 이상으로 직설적인 모습에 때로 일부 팬들의 눈총을 받고는 한다.

이승우는 "쏟아지는 관심에 부담은 전혀 없다. 많은 관심이 오히려 기쁘다"며 한국에서 일고 있는 '이승우 신드롬'을 피하지 않았다.

이승우의 당당함에 우려섞인 시선도 나오고 있다. 자신감을 넘어 자만으로 이어질까 걱정하기도 한다.

마치 태양을 쫓아 맹목적으로 높이 날아 오르다가 끝내 날개를 잃은 '이카루스'와 같은 존재가 되지 않기를 많은 팬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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