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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극심한 가뭄에 전력난…평양 3일간 '정전'

입력 : 2014-09-20 10:51:05 수정 : 2014-09-20 14: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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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전력난이 극도로 악화돼 수도 평양마저 3일간 정전되는 등 전국이 암흑천지가 되어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와중에도 평양 문수물놀이장이나 창전 거리 등 김정은 제1위원장의 ‘치적쌓기’와 관련된 시설에는 전기가 정상 공급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9일 전했다.

최근 평양을 다녀온 한 중국인은 “전기가 부족해 평양시 중구역을 제외한 선교구역과 대동강구역을 비롯한 대동강이남 지역은 9월 초 3일 동안 정전이 되었다”면서 “수백만명의 시민이 혼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 중국인은 “정전이 되자 가정집 전기밥솥이 무용지물이 되고, 휴대폰을 충전하지 못한 주민들이 전화 통화를 못했다”고 전했다.

수도 평양에 3일 동안 전기 공급을 하지 못한 사례는 김정은 정권 들어 처음이다.

김정은 제1비서는 “평양은 무조건 전력을 공급하라”고 긴급 지시해 하루 3시간 정도 전력이 공급되지만 이마저도 100V아래로 전압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이외의 지방에서 전력부족은 더욱 심각하다.

평안북도 국경지방의 한 주민은 “1주일 내내 정전이 되었다”며 “지독한 가뭄 때문에 조명용 전지도 충전시킬 수 없다”고 고 불만을 터뜨렸다.

전력난이 심각해지자 북한 장마당에서는 12V 태양열 충전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 주민들은 가정용 전자제품과 조명전지도 모두 12V짜리로 교체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평양-무산, 평양-두만강행 열차도 1주일에 한 번꼴로 운행되고 있고, 평양-신의주행 열차는 15시간 이상 연착하는 등 철도 상황도 최악의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매체들은 “100년 만에 닥친 큰 가뭄으로 수력발전소 저수지들의 수위가 낮아져 전력생산에 지장을 주고 있다”며 전기절약을 호소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3 북한의 주요통계지표’에 따르면 북한 수력발전소가 차지하는 전력생산량은 62.8%로 가뭄이 들면 전력난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러한 와중에도 ‘김정은 방침 대상’으로 정해진 평양 문수물놀이장과 창전거리 등에는 하루 24시간 전기가 공급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평양 문수물놀이장을 다녀온 한 중국인은 “일반 주택가는 정전되어 암흑에 빠지지만, 문수물놀이장은 정상 가동되고 있었다”며 “물놀이장 미끄럼대에 물을 퍼 올리고 수영장 물을 순환시키느라 전기가 계속 공급되고 있었으며, 소독약도 뿌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갔던 현지 대학생들도 ‘문수물놀이장은 김정은 동지의 방침대상이기 때문에 절대 정전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국경지방으로 여행을 온 평양의 30대 직장인도 “2만원(북한돈)을 내고 문수물놀이장을 딱 한번 가봤다”며 “일반 직장인 월급의 10배가 넘는 이용료를 내고 물놀이를 즐길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냐”고 말했다.

그는 “일반 시민들은 방침 시설에만 전기를 준다고 잔뜩 볼이 부었다”며 “평양은 밤이 되면 중구역은 황홀한 천지지만, 일반 주택구역은 암흑천지나 다름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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