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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아기 울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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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9-18 20:47:16 수정 : 2014-09-18 20: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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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한 연구팀이 아기 울음소리의 의미를 해석해 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고 한다. 10만여명의 아기 울음소리를 녹음해 소리의 크기와 음파를 분석한 데이터를 기초로 아기가 우는 이유를 알려준다는 것이다. 정확도는 92%. 아기 울음소리를 졸음, 배고픔, 기저귀 교체 등 6가지 반응으로 해석해 준다고 한다. 아기 울음소리 측정 앱은 국내에서 이미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10초간 아기 울음소리를 녹음하면 울음의 원인을 자동으로 분석해준다.

아기가 우는 이유는 50가지가 채 안 된다. 우는 소리 말고도 울면서 하는 행동을 보면 왜 우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배고플 때, 트림이 필요할 때, 잠자고 싶을 때, 아플 때 각각 특유의 몸짓을 한다. 배고프면 팔다리를 뻗치거나 몸을 꿈틀거리면서 울고, 피곤할 때는 울면서 눈을 비비는 식이다. 엄마가 동생 갖는 것을 막으려고 운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아기들은 선천적으로 엄마의 관심을 독차지하려는 성향이 있다. 밤에 울어서 엄마의 잠을 깨우거나 젖을 물리게 하는 등의 행동은 동생의 탄생을 막으려는 생물학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한다. 밤에 아이가 울면 엄마들은 젖을 물리는데 수유 기간 동안에는 임신이 되지 않기 때문에 아이가 동생을 가질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아기가 울 때 그냥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아기가 우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반드시 있다. 아기가 울면 반드시 안아서 달래줘야 한다. ‘아이 버릇 고친다’거나 ‘손 탄다’고 내버려 뒀다가는 아기의 스트레스 호르몬이 성장과 정서, 뇌발달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보챌 때마다 젖을 먹인 아기가 지능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는 아기를 방치하는 엄마들이 너무 많다. 우는 아기를 달래기는커녕 아예 외면하는 비정한 모정에 사회가 병들고 있다. 이틀에 한 명 이상의 아기들이 버려진다고 한다. 영아유기 건수가 2011년 127건, 2012년 139건, 2013년 225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강원도 강릉 노추산에 어머니의 마음으로 쌓은 모정탑이 있다. 차옥순씨가 1986년부터 2011년 8월 세상을 뜨기 전까지 자식과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며 26년간 쌓았다는 기적 같은 3000개의 돌탑이다. 삶의 고단함에 지친 세상의 자식들을 내편 네편 가르지 않고 가슴에 품어 어루만져 주는 자애로운 모정의 손길이 그리운 시절이다.

김기홍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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