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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형사 vs 연쇄살인범 … '리엄 니슨표' 추격 스릴러

입력 : 2014-09-18 21:18:53 수정 : 2014-09-18 2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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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툼스톤’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뭔가를 고민하는 표정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는 리엄 니슨일 듯싶다. 잔혹하게 살해된 아내의 복수를 의뢰받은 전직 형사와 빈틈없는 연쇄살인범들의 숨가쁜 추격전을 그린 ‘툼스톤’을 들고 그가 돌아왔다.

2008년 ‘테이큰’에서 의문의 범죄조직에게 유괴당한 딸을 구하려는 전직 CIA 특수요원으로 분해 사투를 벌인 그는 당시 국내에서도 235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파워를 입증했다. 앞서 ‘킨제이 보고서’ ‘쉰들러 리스트’ 등의 작품에서 선 굵은 남성 연기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고, ‘마이클 콜린스’로 베니스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는 등 정통 연기파였던 그는 ‘테이큰’을 통해 방향을 바꾼 뒤 할리우드 액션 스릴러의 신세계를 열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번 ‘툼스톤’ 역시 지난 2월 개봉한 고공 액션 ‘논스톱’을 이을 만한, 치밀하면서도 매끄럽게 흐르는 리엄 니슨표 추격 스릴러다.

의도치 않은 사고 탓에 경찰직을 그만두고 가족도 없이 혼자 지내는 알코올 중독 사립탐정 맷(리엄 니슨)에게 중독 치료 모임에서 만난 피터(보이드 홀브룩)가 찾아와 자신의 동생 케니(댄 스티븐스)를 만나달라고 부탁한다. 케니는 아내를 납치해간 범인이 제시한 금액의 40%만을 송금하자 아내의 사체 중 40%만이 돌아왔다는 잔혹한 범행행각과 함께 아내의 마지막 비명소리가 담긴 녹음기를 건네준다. 맷은 1년 전 발생한 유사 범죄를 발견하고 연쇄살인범이 마약밀매업자의 가족 중 여자들만을 노린다는 것을 알게 된다. 

대개 스릴러 영화 속 피해자들은 아무 죄 없는 선한 시민들이다. 하지만 ‘툼스톤’의 경우는 가족이 납치당해도 경찰에 신고할 수 없다. 피해자들이 모두 불법 마약밀매업자이기 때문이다. 과거 실수로 어린 소녀를 죽게 한 맷을 비롯해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도덕과 범죄의 모호한 경계에서 살아간다. 그 누구도 완벽하게 선하거나 악할 수 없는 리얼한 현실을 반영한 캐릭터들이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러를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게 제대로 된 악당이 필요했다. 두뇌싸움을 즐기는 연쇄살인범의 리더 레이 역은 데이비드 하버가, 묵묵한 행동파 앨버트 역은 애덤 데이비드 톰슨이 맡았다. 연쇄살인범들은 마치 고양이가 쥐를 놀리듯 납치된 여자들과 탐정 맷을 사디스트적으로 가지고 논다. 하지만 범죄를 저지르기 전 보이는 이들의 일상은 보통 사람들과 별반 다를 바 없이 평범하다는 점이 관객들을 소름 끼치게 만든다. 피해자들의 비도덕적인 약점을 이용하는 연쇄살인범이라는, 신선한 소재가 보는 재미를 배가한다.

로런스 블록의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 ‘무덤으로 향하다’가 원작인 ‘툼스톤’은 해당 장르의 전형성을 띠면서도 리엄 니슨이라는 배우를 내세워 슈퍼히어로물의 위엄까지 드러내 보인다. ‘이것은 옳지 않다’는 맷의 신념에 따라 악당을 추적해나가는 과정은 ‘테이큰’이나 ‘논스톱’에 비해 현저히 느린데도 결코 서두르는 법 없이 천천히 풀어나간다. 오히려 이 과정에 회한이나 피로, 고뇌 같은 것들을 투영하며 영화에 깊이를 부여한다.

스콧 프랭크 감독은 “과거의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알코올 중독의 탐정 ‘맷’의 복잡한 내면을 담아내면서 동시에 치밀한 추격을 전개해나갈 수 있는 배우로는 역시 리엄 니슨이 적격”이라며 “그가 그린 ‘맷’은 정형화된 액션 영화의 주인공과는 다르게 굉장한 무게와 현실감을 드러내는데, ‘맷’이 지닌 후회와 슬픈 감정은 그를 만나 더 풍요로워졌다”고 평가했다.

김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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