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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투성이 새정치연합…강·온 대립 골 더 깊어져

입력 : 2014-09-17 19:25:39 수정 : 2014-09-18 08: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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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회군 이후 새정치연합 어디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7일 사흘 간 칩거를 끝내고 당으로 돌아오면서 ‘당대표 탈당’이라는 최악의 파국은 일단 피하게 됐다. 하지만 상처뿐인 귀환이다. 리더십은 이미 회복할 수 없는 상태가 됐고 ‘시한부 원내대표’의 앞날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7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거취에 관한 논란에 사과하고 당무 복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남제현 기자
◆5분만에 해치운 탈당 파동 마무리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 당 대표실에 나타나 “참 힘들고 비감한 시간이었다”며 당 복귀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당을 떠나야할지도 모른다는 깊은 고민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탈당 검토 사실도 털어놨다. 하지만 표정은 담담했다. “60년 전통의 뿌리만 빼고 끊임없이 혁신해 바꿔야 한다”, “돌을 맞겠다”는 대목에선 단호함, 결연함이 뭍어났다. 회견은 질의응답 없이 불과 5분만에 끝났다.

향후 행보는 첫 스텝부터 꼬였던 세월호 특별법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위원장은 회견에서 세월호 진상조사위에 대한 수사·기소권 부여를 반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삼권분립 운운하며 세월호법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모순적 통치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총의를 모아 마지막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세월호 협상 과정에서 극적인 반전을 노리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하지만 여권 입장이 강경해 성과가 요원해 보인다.

조만간 물러날 원내사령탑으로 전락해 영을 세우기가 어려워졌다. 박 위원장은 7·30 재보선 참패후 당을 재건할 ‘비상대권’까지 움켜쥐면서 원톱 체제를 구축했으나 두차례 세월호법 추인 실패와 비대위원장 외부인사 영입 무산으로 사실상 ‘삼진 아웃’을 당한 처지다. 탈당 카드로 당을 혼란에 빠뜨리고도 버젓이 제자리로 돌아온 것은 멍에가 될 수 있다. “벼랑끝 승부수”라는 시선이 적잖다.

◆원내대표 사퇴 시기, 강온 갈등 불씨

박 위원장이 은근슬쩍 넘긴 원내대표 사퇴 시기는 뜨거운 감자다. ‘세월호법 협상 타결에 노력한 뒤 결과와 관계없이 사퇴한다’는 모호한 문항으로 의원 전수조사를 한 탓이다. 원내당직자는 ‘다시 한 번’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회견 전 핵심 측근, 당직자들과 잇달아 만나 회견문을 조율했고, 회견 후에는 곧바로 주요당직자회의를 소집했다. 난관을 뚫고 연착륙을 하겠다는 의지가 다분하다.

세월호법 협상 주도 세력과 투쟁 방식에 대한 강온파 이견도 여전히 갈등의 불씨다. 강경파 은수미 의원은 “세월호 협상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의원은 트위터에 “투쟁력이 곧 협상력”이라며 “싸우지 않는 야당, 힘없는 야당이 혼란의 원인”이라고 썼다. 중도파 황주홍 의원은 방송에서 “국민 70∼80%가 장외투쟁을 반대하는데도 강경파들은 함께 단식하자고 하는데 정권보다는 당권을 장악하려는 의중이 숨겨져 있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최대 당면 과제가 세월호법임을 감안하면 정기국회 복귀와 대여 전략을 놓고 강온 대립이 심화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 때문에 이번 파문도 일시 봉합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교수 영입 과정에서 당의 이념적이고 폐쇄적인 계파정치의 민낯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지난 일주일간 국민을 불안케한 난장판을 벌인 데 대해 책임지는 인사는 전무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계파가 다르면 누가 대표가 되든지 흔들기가 계속될 것”이라며 “박 위원장이 사퇴할 때까지 강경파는 절대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 복귀후 열리는 첫 의원총회가 봉합 여부를 가름할 분수령으로 꼽힌다. 원내대표직 사퇴 시기와 세월호 협상 등 난제가 많아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문재인 VS 안희정·이광재 명암 교차

친노(친노무현)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토론회를 한 뒤 박 위원장을 찾아 격려하는 등 자신의 존재감을 띄우는 데 공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토론회에는 친노계 외에도 정세균, 신기남, 추미애 의원 등 중진들이 참석했다. 안 지사와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 ‘적자’로 통하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도 강연을 위해 이날 저녁 국회를 찾았다. 이 전 지사는 인사차 들른 문재인 의원이 “당이 격랑 속에 있다”고 하소연하자 “파도에 들어가지 않으면 배를 만들지 않는 법이고 태풍이 불 때 선장의 진정한 솜씨를 보는 법”이라고 훈수를 뒀다. ‘좌광재, 우희정’의 행보는 이번 내분 사태에서 최대 피해자로 평가되는 문 의원과는 대비됐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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