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간, 4선의 정병국 의원을 비롯한 재선의 김세연·황영철·신성범 의원, 초선의 이종훈·민현주 의원 등으로 구성된 ‘개혁노선을 지향하는 중도파 의원들의 모임(중도파 모임)’도 의원회관에서 모여 현 정국을 향한 고언을 쏟아냈다. 황영철 의원은 “정기국회가 시작됐음에도 국회는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고 국민들은 일하지 않는 국회에 대해 해산하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추석 연휴 동안 싸늘해진 민심을 몸소 느낀 초·재선 의원들이 국회 파행 상태를 더 이상 지켜볼 수 만은 없다고 판단하고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국회 본회의에 계류 중인 91개의 민생·경제 법안의 조속한 처리도 촉구했다. 특히 아침소리 소속 의원들은 모임 직후 정의화 국회의장을 예방해 민생법안 처리를 강하게 요구했다. 중도파 모임 측 역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장은 늦어도 18일 이전에는 국정감사와 예산심사를 위한 의사일정이라도 작성해주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논란이 되고 있는 국회 선진화법에 대한 입장은 다소 달랐다. 아침소리 소속 의원들은 국회 선진화법 개정을 추진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노근 의원은 “선진화법 문제를 이번에 해결하지 못하면 헌정사에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며 “야당의 속성상 반대만 하는 상황에서 선진화법은 아주 부적절하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18대 국회 당시 국회선진화법 개정을 주도했던 의원들이 다수 포함된 중도파 모임 소속 의원들은 반대 기류가 강했다. 김세연 의원은 “선진화법은 정상적인 국회 운영의 정신으로 도입했다”며 “당시 선진화법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이 여야의 대화를 풀어내는 데 역할을 해서 국회 정상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채연 기자 w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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