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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새먼드 수반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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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9-14 20:34:23 수정 : 2014-09-14 23: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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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웅 vs 돈키호테… 평가 극과 극 “21세기 ‘브레이브 하트’” vs “독단으로 가득한 극단주의자”.

알렉스 새먼드(60·사진) 스코틀랜드 자치수반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스코틀랜드 독립 지지자들은 307년 염원을 현실화하려는 독립 영웅이라 치켜세운다. 반대파는 무모한 도전이 가져올 끔찍한 재앙은 감안하지도 않고 돌진하는 돈키호테로 치부한다. 하지만 새먼드 수반의 승부사 기질과 섬뜩하리만큼 정확히 민심을 읽어내는 선구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견이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새먼드 수반은 쇼맨십도 뛰어나다. 지난해 윔블던대회에서 앤디 머리가 77년 만에 영국에 우승컵을 안겼을 때 새먼드 수반은 관중석에서 벌떡 일어나 스코틀랜드 깃발을 흔들었다. 세계를 상대로 머리가 스코틀랜드 출신이며 스코틀랜드는 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준비 중임을 알리는 의도된 돌출행동이었다. 그는 1990년 스코틀랜드 국민당(SNP) 당수가 된 뒤 지역 유력지 스코츠맨에 기명칼럼을 연재하고 TV게임쇼 출연도 마다않으며 당시 현직의원이 3명에 불과한 당과 자신의 지명도를 크게 높이기도 했다.

그의 승부사 기질과 정치 감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스코틀랜드 린리스고에서 공무원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세인트앤드루스대학에서 경제학과 중세사를 공부하던 1970년대 SNP에 입당했다. 보수당 텃밭이었던 반프앤드부찬 선거구에서 당선된 1987년 의회 연설을 통해 마거릿 대처 당시 총리에게 “북해 유전 수입이 낭비되고 있다”며 “스코틀랜드는 정치적 운명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일갈한 것은 아직도 회자되는 유명한 일화다.

하지만 인간적 매력을 느꼈다는 주변 인사는 거의 없다. 자신의 이야기만 할 뿐 남의 얘기는 전혀 들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향 친구인 로버트 크루익생크는 WSJ에 “새먼드는 사람들 걱정과 자신의 목표를 본능적으로 꿰뚫는 천생 정치인”이라면서도 “열정적이긴 했지만 다른 사람의 말은 경청하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시쳇말로 ‘싹수머리없는 민족주의자’ 표본이었던 셈이다.

이번 스코틀랜드 독립 찬반 주민투표는 40년 넘은 그의 정치인생 중 최대 도박이라는 평가가 많다. WSJ는 “새먼드 수반은 2007년과 2011년 스코틀랜드 총선 승리 이후 매우 치밀하게 영연방에 대한 반란을 준비했다”며 “독립안이 가결되면 더할 나위 없이 큰 성공이겠지만 부결되더라도 세금징수권에다가 예산 편성·집행권까지 보장받을 가능성이 커 결코 손해보는 도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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