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수혜지역이 목동 신시가지라고 떠들썩하니까 집주인들이 내놓은 가격에 안 팔겠다, 고민 좀 해봐야겠다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어요. 어제 대책 발표되자마자 지난주에 전용 72㎡를 5억2500만원에 내놓은 집주인이 매물을 회수하더라고요.” 2일 서울 양천구 목동 7단지(1986년 준공)의 A부동산중개사 사무실. 중개사와 통화하는 도중에도 수시로 사무실 전화음이 울렸다. 아파트 매도·매수 시기를 묻는 전화가 대부분이라고 중개사는 전했다.
특히 재건축 가능연한 단축의 첫 수혜자로 꼽히는 1980년대 후반에 건설된 아파트가 많은 목동, 노원구 상계동 아파트 단지의 호가가 수직상승하고 있다. 두 곳의 호가는 하루 사이에 각각 최대 3000만, 1000만원 정도씩 올랐다. 상계동에선 성사 직전까지 갔던 거래가 파기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상계동의 B공인중개사는 “주말쯤 계약하기로 했던 주공 8단지(1988년 준공) 전용 31㎡ 집주인이 오늘 500만원을 더 달라고 해서 거래가 깨졌다”고 설명했다. 바로 옆 C중개사는 “매물이 없어지고 호가가 오르니까 집을 사려는 사람들도 조급해 하는 것 같다.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개발단지 내 아파트도 술렁이고 있다. 강북구 미아동의 D공인중개사는 “강북 미아4구역 등 일대 재개발들도 탄력을 받고 있는 데다 9·1대책이 발표되면서 집주인이 바로 1000만원을 더 올려서 매물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이처럼 호가가 뛰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당장 재건축이 가시화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매도자와 매수자의 동요가 곧바로 단지 아파트 값 상승으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보는 분위기다. 다만 재건축발 가격 상승 움직임이 추석 이후 가을 이사철 수요 등과 맞물릴 경우 전반적인 아파트 값 상승의 모멘텀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강남과 목동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 사업 추진 속도 탄력과 가격 상승 움직임이 주변 지역으로도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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