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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선두의 ‘선학동 나그네’(장지위에 분채)
추석 한가위가 코앞이다. 모두의 가슴에 고향이 달겨드는 시간이다. 이청준 작가는 생전의 글에서 고향을 이렇게 적었다. “나는 마침내 그 피곤기와 부끄러움을 안고 고향길에 나섰다. 그리고 비로소 고향의 참모습을 만났다. 고향은 밖에서 이루고 얻은 자들의 금의환향만을 기다리는 곳이 아니었다. 밖에서 잃고 지쳐 돌아온 자들을 위해 휴식과 위안을 더 많이 준비하고 기다리는 곳이었다. 그 넉넉하고 허물없는 도량은 누가 감히 무엇을 더하고 덜할 것이 없는 관용의 성지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고향을 찾게 마련이다.

생존 시 이청준 작가는 동향(전남 장흥)의 김선두 작가와 30여년간 문학과 미술의 경계를 넘어 교류를 했다. 두 사람은 고향 남도를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자 정신적 텃밭’으로 삼아 산문과 그림으로 풀어냈다.

소설가 故 이청준(사진 왼쪽)과 미술가 김선두(사진 오른쪽).
3일부터 28일까지 롯데갤러리에서 열리는 ‘이청준과 김선두의 고향읽기’ 전은 김선두 화백이 이청준의 글을 소재로 그린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고향-남도’와 관련된 이청준의 산문, 소설의 내용을 바탕으로 그린 김선두 작가의 대표작과 신작 40여 점을 볼 수 있다.

‘남도’의 강한 생명력, 고향의 풍경과 사람들에 천착한 김선두 작가는 “이청준 선생의 ‘글을 읽는 것’은 ‘고향에 가기’나 ‘고향길을 걷기’와 같았다”고 고백했다. 그가 ‘눈길’, ‘서편제’ 등 이청준 소설의 모티브를 즐겨 그려오고 있는 이유다.

이청준의 친필 원고를 비롯한 타자기, 필통, 만년필, 재떨이 등 유품과 함께 생전의 모습을 담은 다양한 사진기록물 등도 함께 전시된다. 작가와의 대화 ‘김선두의 고향읽기’, 문학비평가 이윤옥의 ‘이청준의 예술세계’ 등의 강연도 열린다. 어린이들을 위한 한국화 체험도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아 진행된다. (02)726-4430

김선두 화백이 생전의 이청준 작가와 고향에서 만나 담소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은 고향을 글과 그림으로 담아내며 예술혼을 키웠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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