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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타 도요는 100세가 넘어서도 화장을 하고 예쁜 모자를 썼다. 젊은 시절 초등학생 아들한테서 “너희 엄마 참 예쁘다”는 말을 전해 듣고 시작한 일이었다. 그녀는 98세에 자신의 장례 비용을 털어 첫 시집을 냈다. 햇살과 산들바람을 노래한 시는 일본 열도를 감동시켰다. 시집은 단번에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그녀는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라고 외친다.

세계 최고령 화가 해리 리버만은 여든 살이 넘도록 붓 한 번 잡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뉴욕 노인클럽에서 잡담으로 시간을 때우다 한 젊은이로부터 “시간을 허송하지 마시고 그림 한번 배워 보라”는 조언을 들었다. 썩 내키진 않았지만 마음을 다잡고 화실을 찾았다. 그림이 참 재미있었다. 리버만은 숨은 끼를 마음껏 화폭에 발산했다. 103세에 눈을 감을 때까지 스물두 번의 전시회를 열었다. 사람들은 그를 ‘미국의 샤갈’이라고 부른다.

엊그제 104세 생일상을 받은 일본인 미야자키 히데키치가 ‘번개 사나이’ 우사인 볼트에게 깜짝 도전장을 던졌다고 한다. 세계 최고령 스프린터인 그는 “나는 아직 젊기 때문에 기록을 더 단축할 수 있다. 볼트, 한번 붙어보자”고 큰소리쳤다. 그의 100m 기록은 29초83. 볼트의 기록에는 턱없이 못 미치지만 그래도 100세 이상 세계기록 보유자다. 그의 별명은 ‘골든 볼트’다. 진짜 볼트의 대응이 궁금해진다.

100세 장수시대를 맞아 활기찬 노년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꽃중년’ ‘꽃노년’이란 말이 유행한 지도 오래다. 어느 시인의 말대로 사람은 육체로만 나이를 먹는 게 아니다. 꿈과 이상을 잃은 사람이라면 신체의 나이가 아무리 젊더라도 마음은 이미 노인이다. 영혼이 늙은 사람이 진짜 노인이다.

‘그대 마음 한가운데에는 우체국이 있다. 그 우체국이 땅과 인간과 하느님으로부터 아름다움, 희망, 기쁨, 용기, 힘의 영광을 받는 한 그대는 젊다. 전보가 끊어지고 마음 한가운데가 냉소의 눈에 덮이고 비관의 얼음에 갇힐 때 그대는 진정 늙어버리는 것이다!’ 사무엘 울만의 시 ‘청춘’의 한 구절이다. 이 시를 쓸 당시 그의 나이는 일흔 여덟이었다.

당신의 우체통엔 희망과 기쁨의 전보가 오고 있는가. 가슴 뛰는 오늘을 맞이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젊다. 청춘이다!

배연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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