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금정 소방서에 보내와 지난 29일 부산 기장소방서에 ‘부산 동구 초량동 이시민’이라는 명의의 등기우편 한 통이 도착했다. 봉투 안에는 1000만원짜리 자기앞수표와 함께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다.
“소방서 서장님 얼마 안데는(안 되는) 금액이지만 필요한 곳에 사용해 주십시오. 부산시민 한 사람으로서 30년간 모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일천만원입니다. 부산 시민 올림.”
익명의 독지가가 기장소방서에 보낸 수표와 편지. 부산소방안전본부 제공 |
모전우체국에서는 지난 28일 ‘익일특급’으로 보낸 사실만 확인했을 뿐 기부자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고, 은행에서는 발행자의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추적이 불가능했다.
이 기부자는 같은 날에도 손편지와 함께 1000만원짜리 수표 1장을 수해피해가 컸던 부산 금정소방서에 보냈다. 당시 금정소방서는 우체국을 방문해 등기 발송자를 찾으려 했지만 기부자의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다. 부산소방안전본부의 한 관계자는 31일 “금정소방서에 이어 기장소방서에도 기부해준 시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필요한 곳에 사용해달라는 기부자의 뜻을 최대한 존중해 수해피해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해피해가 가장 심한 기장군과 금정구 등 부산지역 6개 구·군은 6일째 민관군 합동으로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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