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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비 피해지역에 나타난 ‘얼굴 없는 천사’

입력 : 2014-08-31 23:13:16 수정 : 2014-09-01 08: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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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모은 2000만원 이재민위해 써 주세요”
기장·금정 소방서에 보내와
지난 29일 부산 기장소방서에 ‘부산 동구 초량동 이시민’이라는 명의의 등기우편 한 통이 도착했다. 봉투 안에는 1000만원짜리 자기앞수표와 함께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다.

“소방서 서장님 얼마 안데는(안 되는) 금액이지만 필요한 곳에 사용해 주십시오. 부산시민 한 사람으로서 30년간 모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일천만원입니다. 부산 시민 올림.”

익명의 독지가가 기장소방서에 보낸 수표와 편지.
부산소방안전본부 제공
시간당 130㎜의 살인적 폭우로 큰 수해를 입은 부산지역 이재민을 돕기 위해 한 독지가가 ‘부산 시민’이라는 익명으로 자신이 평생 모은 ‘거금’을 보낸 것이다. 부산소방안전본부는 익명의 독지가가 ‘이시민’이라는 가명으로 성금을 보낸 것으로 보고 발신지인 정관 모전우체국과 수표 발행 금융기관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모전우체국에서는 지난 28일 ‘익일특급’으로 보낸 사실만 확인했을 뿐 기부자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고, 은행에서는 발행자의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추적이 불가능했다.

이 기부자는 같은 날에도 손편지와 함께 1000만원짜리 수표 1장을 수해피해가 컸던 부산 금정소방서에 보냈다. 당시 금정소방서는 우체국을 방문해 등기 발송자를 찾으려 했지만 기부자의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다. 부산소방안전본부의 한 관계자는 31일 “금정소방서에 이어 기장소방서에도 기부해준 시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필요한 곳에 사용해달라는 기부자의 뜻을 최대한 존중해 수해피해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해피해가 가장 심한 기장군과 금정구 등 부산지역 6개 구·군은 6일째 민관군 합동으로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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