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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의 법문 노래와 악기로 듣는다…‘성철 이야기’ CD 출시

입력 : 2014-08-31 16:01:06 수정 : 2014-08-31 16: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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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법문 ‘성철 이야기’ 음반 표지.
한국 불교의 정신적 지주 성철 스님(1912∼1993)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이 이번에는 음반 제작으로 이어져 감동을 더 하고 있다.

백련불교문화재단(이사장 원택 스님)은 성철 스님의 출가송과 오도송, 열반송, 법문 등을 노래와 악기로 표현한 음악법문 ‘성철 이야기’를 최근 출시했다.

불교음악 전문가이자 조계종 의례위원회 연구위원인 윤소희 박사가 기획 감독한 이 음반에는 판소리와 국악 연주, 불교음악인 범패, 염불, 소프라노, 실내악, 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통해 세상을 향한 성철 스님의 메시지를 전한다. 스님의 법문이나 깨달음의 게송을 젊은이들은 랩으로, 어르신들은 판소리로도 듣게 된 것이다. 두 장의 CD로 구성된 음반은 성철 스님의 육성과 노래 등 30개 트랙으로 이뤄졌다.

성철 스님의 법문 ‘당신의 생일입니다’는 신나고 경쾌한 랩으로 담아냈다.

“교도소에서 살아가는 거룩한 부처님들~/술집에서 웃음 파는 엄숙한 부처님들~/오늘은 당신네의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재소자와 술집 여인, 군인, 노동자, ‘교회에 다니는 부처님’에 이르기까지 세상 누구에게나 다가가고자 한 성철 스님의 큰 마음이 즐겁게 와 닿는다.  여기에 세트 드럼과 베이스 기타, 전자 기타,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젊은이들의 정서와 잘 어우러진다. ‘돈오가풍’은 오도송의 선율을 전자음향에 얹어 SF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성철 스님의 오도송은 판소리와 국악 연주로 거듭났다. 한국이라는 자연과 풍토 위에서 깨달음을 성취한 성철 스님의 정신세계를 대변한다는 뜻에서다.

“황하수 거슬러 서쪽으로 흘러 곤륜산 정상에 치솟아 올랐으니 해와 달은 빛을 잃고 땅은 꺼져 내리도다(黃河西流崑崙頂)/(중략) 문득 한 번 웃고 머리를 돌려 서니 청산은 예대로 흰구름 속에 섰네(靑山依舊白雲中)”

스님의 유명한 ‘백일법문’의 감동은 소프라노 정율 스님의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서양적 발성과 피아노 반주에 대금, 자진모리 장단이 일품이다. 한 작품 안에 동서 음악의 진수가 잘 어우러져 있다.

임종게라고도 불리는 열반송은 범패로 풀어냈다. 성철 스님을 그림자처럼 모셨던 원택 스님은 “그 뜻이 아주 진중하기에 함부로 노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일생 동안 남녀의 무리를 속여서(生平基狂男女群)/하늘 넘치는 죄업은 수미산을 지나친다(彌天罪業過須彌)/산 채로 무간지옥에 떨어져 그 한이 만 갈래나 되는지라(活陷阿鼻恨萬端)/둥근 한 수레바뀌 붉음을 내뿜으며 푸른 산에 걸렸도다(一輪吐紅掛碧山)”

CD에는 성철 스님의 육성 법문도 들어 있어 스님의 삶과 가르침을 다각도로 반추하려한 기획자의 마음이 읽혀진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모든 진리는 자기 속에 구비돼 있습니다. 만약 자기 밖에서 진리를 구함은 바다 밖에서 물을 구함과 같습니다. 자기는 영원함으로 종말이 없습니다. 자기를 모르는 사람은 세상의 종말을 걱정하고 두려워합니다.”

원택 스님은 CD에서 성철 스님을 모실 때 일화도 전한다.

“백련암으로 출가해 큰스님이 열반에 드실 때까지 23년간 모시고 살았습니다. 행자 시절에 밥짓는 공양주 소임을 맡았을 때 일입니다. 절 일이 서툴러 자주 혼났습니다. 한 번은 어떤 노스님에게 공양상을 올렸다가 밥에서 돌이 나와 크게 꾸중을 듣고 절 생활을 접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때 큰스님께서 부르시더니 말씀하셨습니다. ‘이놈아! 그만 두려면 내 이빨 물어내!’”

성철 스님의 음악법문은 오는 9월 말 개관하는 경남 산청 겁외사 내 ‘성철 스님 기념관’에서 항상 들을 수 있다.

원택 스님은 “스님을 선양하는 공간을 준비하면서 찾아오는 이들에게 스님의 향기를 느낄 음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음반을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to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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