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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긴 단식에 동력 상실…野 장외투쟁 '싱크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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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8-28 19:10:18 수정 : 2014-08-29 09: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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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도 나빠 내주 국회 유턴 가능성
朴 “與, 정기국회전 문제 풀어내야”
새정치민주연합이 장외투쟁 사흘째인 26일 고민에 빠졌다.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씨가 이날 오전 단식을 중단하는 변수가 생긴 데다 장외투쟁을 반대하는 당내 온건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오는 30일까지 거리 홍보전을 이어간 뒤 대여 투쟁 전략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박영선 “아직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운데)가 28일 오전 의원총회 회의장으로 이동하면서 당의 향후 투쟁 방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주말까지 홍보전 계속


김씨의 단식 중단 소식에 당 안팎에서는 당장 투쟁 방식에 변화가 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김씨의 단식은 대여 강경투쟁의 동력이자 장외투쟁의 명분으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원내지도부는 오전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일단 장외투쟁을 주말까지 지속하기로 했다. 당은 김씨의 단식 중단을 장기전에 돌입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전에 문제를 해결하려면 여당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나와야지 유가족을 만나 쇼 하는 형태로 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박 위원장과 의원들은 이날 2개 조로 나눠 서울 명동과 강남역 일대에서 거리 선전전을 벌였다. 김씨 등 유가족에 대한 음해성 글들이 유포되면서 여론전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온건파 “국회로” ‘온건파’로 분류되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황주홍, 김동철 의원(오른쪽부터)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장외투쟁에 반대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장외투쟁 변화 예고


그러나 의원들의 장외투쟁 참여도는 당내 비판이 비등해지면서 떨어지는 추세다. 매일 오전과 저녁에 여는 의원총회도 명칭을 ‘비상행동회의’로 바꿨다.

장외투쟁 반대 성명을 발표한 온건·중도파 15명 중 김영환, 박주선, 김동철, 황주홍 의원 등 9명은 이날 박 위원장과 면담했다. 이들은 박 위원장에게 장외투쟁 중단 및 국회 등원, 산적한 현안 및 민생법안 처리 등을 공식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의원들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물어 결정하겠다”고 답했다고 참석자 등이 전했다.

황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장외투쟁을 지속하는 것은 국민여론으로 볼 때 썩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동철 의원도 “국회는 야당의 최대 투쟁수단으로, 어떤 경우에도 국회를 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최원식 의원은 “우리가 주체가 되려면 국회에 들어와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내지도부도 투쟁 방식 수정을 고심하고 있다. 거리 홍보전에 대한 회의적인 분위기가 번지는 가운데 장외투쟁의 거점이자 구심점이었던 광화문 농성장에서 문재인 의원이 단식을 중단하고 국회로 복귀한 것도 중요 변화 요인이다. 까칠한 민심도 부담스럽다. 이날 공개된 일부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는 70% 안팎의 국민이 장외투쟁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 안팎에서는 내주 장외투쟁을 접고 국회로 유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새정치연합이 9월1일 정기국회 개회식에 참석키로 방침을 정해 국회 등원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섣부른 관측도 나온다.

◆당 고문들, 국회 정상화 당부


당 고문들은 세월호 정국을 풀기 위해 당이 장외투쟁을 접고 국회를 정상화하라고 주문했다. 싸우더라도 원내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권노갑 상임고문은 통화에서 “걱정스럽다. 이럴 때일수록 민생과 국민을 생각해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장외투쟁을 하는 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이 장외투쟁을 하다 명분도, 성과도 없이 슬그머니 국회에 들어오면 국민이 어떻게 보겠느냐”며 “국회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여야 원내대표는 자주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현 고문도 “투쟁도 좋지만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세월호 문제와 국회를 분리대응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정대철 고문은 정부·여당의 통 큰 정치를 기대했다. 그는 “새정치연합이 외통수에 몰려 새누리당과 치킨게임을 하고 있다. 오죽하면 두 차례나 여야 원내대표 합의를 안 지키겠나”라며 “여당이 약간의 양보 제스처를 보이면 야당이 국회에 들어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부영 고문은 “대통령이 추석을 앞두고 국민에게 푸짐한 마음의 선물을 주면 좋겠다”며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의 3자 회동을 통해 유가족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정국을 풀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황용호 정치전문기자, 김달중 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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