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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소설사관학교 만들것”

입력 : 2014-08-28 20:50:18 수정 : 2014-08-28 20: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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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대 소설창작학과 개설 주도 박범신 교수 “기업과 작가와 대학이 수평적으로 결합해 소설 창작만을 목표로 새로운 장을 마련했습니다. 문학하는 이들은 여전히 가난합니다. 그동안 등록금 내기가 벅찬 후배 작가들을 보면서 늘 안타까웠습니다.”

소설가 박범신(68·사진)이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상명대가 가을 학기부터 선보이는 대학원 과정 ‘소설창작학과’ 개설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한국 문학의 새로운 미래를 도모하고 나섰다. 국내에 문예창작과는 많지만 한 장르만을 내세워 대학원에 학과를 개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창작 에너지가 노년에도 식지 않는 영원한 ‘청년 작가’임을 자부하는 박범신은 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오랫동안 재직하면서 이기호 백가흠을 비롯한 수십명의 작가를 등단시킨 스승으로도 호가 높다. 그가 교수 시절 제일 안타까웠던 건 고독한 소설 쓰기 여정에서 자극을 받고 더 배우고 싶은 후배들이 등록금 때문에 애태우는 경우였다고 한다.

“소설이란 혼자 지속적으로 써나가는 게 쉽지 않은 장르입니다. 데뷔 후 슬럼프에 빠지는 작가들이 많아요. 이들이 자극을 받고 새로운 창작의 전기로 삼을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한 거지요.”

이번에 상명대에서 개설한 소설창작학과는 신입생 7명을 받았다. 장편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로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전민식,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진연주 등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등단 작가들이다. 등단한 ‘작가 학생’들은 전액 장학금 혜택을 받는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가 3억원을 쾌척한 덕분이다. 상명대는 28일 서울 종로구 캠퍼스에서 ‘소설창작학과’ 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업무협약(MOU)을 밀레와 맺었다. 이 자리에서 박범신은 한철호 ‘밀레’ 대표가 대학 시절부터 문학동아리 활동을 해온 ‘우수한 문학독자’라고 소개했다.

“힘이 빠진 한국 소설의 부활을 위해 선뜻 수억원을 내놓는다는 건 문학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없으면 어려운 일입니다. 기업이 대학과 MOU를 체결하는 경우는 많지만 이번에는 예술가와 더불어 수평적인 삼각 유대를 지니는 새로운 모델을 창출한 셈입니다. 문학에 대한 애정을 기업이 실천에 옮긴 귀한 사례입니다.”

박범신은 이번에 개설하는 ‘소설창작학과’를 국내 최고의 ‘소설 사관학교’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향후 등단 작가는 30% 정도로 받고 나머지는 지망생들로 채우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하루 종일 소설만 생각하면서 앞날을 설계하고 재무장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을학기 첫 강의는 박범신과 평론가 황현산이 맡는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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