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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한려수도 해양쓰레기로 몸살

입력 : 2014-08-27 20:02:02 수정 : 2014-08-27 20: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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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플라스틱 등 부유성 폐기물
태풍·조류 따라 여수 등 유입
세계적으로 청정해역, 해양관광지, 갯벌 등으로 유명한 한려수도가 쓰레기 천지로 변하고 있다.

27일 세계일보 기자는 청정해역으로 이름난 전남 여수시 남면 안도섬 동고지 마을 일대 약 190호 480여명의 주민을 만났다. 첫마디부터 바다 오염의 심각성을 하소연했다. “서남해안 일대가 바닷물에 밀려온 해양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어요. 폐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등 부유성 해양 쓰레기가 다량으로 흘러들어 청정해역을 오염시키니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전남 여수시 화양면 소장마을 인근 해안에 그물을 비롯해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 각종 해양 쓰레기가 흉물스럽게 널려 있다.
여수시를 비롯해 광양, 보성, 해남, 완도 등 서남해안 일대에 해양 쓰레기가 대거 몰려 있다. 이들이 해안 가까이의 해수면 위에 떠 있을 때에는 해면에 투과되는 빛을 차단해 식물성 플랑크톤의 1차 성장을 방해해 생물자원을 줄게 한다. 비닐봉지를 비롯해 부탄가스, 건전지, 빈병 등 각종 해양 쓰레기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분량이 엄청나다.

이들 중 폐스티로품, 비닐 등 가벼운 쓰레기는 바람에 날려 산이나 밭으로 날아가 토양 오염은 물론 병풍나물 등 2차 농작물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낚시 등 외지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는 더 큰 문제거리다. 폐부탄가스통, 건전지, 캔류 등 무거운 쓰레기는 바닷물속에 가라앉아 전복, 참돔, 우럭 등에 피해를 미친다. 낚시꾼들이 사용하는 밑밥의 경우 방부제 등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우럭 등 어패류들의 산란기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어민들은 지적한다. 바다 아래로 가라앉은 쓰레기로 인해 해저에 서식하는 산호와 성게, 조개 등 이동성 저서동물의 생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울러 여름철 쿠로시오 해류와 남풍계열 바람의 영향으로 중국과 일본, 대만, 홍콩 등 외국 상표가 붙은 해양 쓰레기가 약 20∼30% 정도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환경오염 상태가 지속되면 녹색해양 도시로 널리 알려진 전남 서남해안 지역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 기자와 함께 실제 현장조사에 참여한 서남해환경센터 차모(46)씨는 “해양 쓰레기가 밀려들어 아름다운 서남해안을 오염시키고 있다”며 “해양 쓰레기 관리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전남 여수시 남면 동고지 마을에 사는 한 어민도 “각종 해양 쓰레기가 밀려 들어와 청정해역 서남해안 등 명품 동고지 마을 이미지마저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남도와 정부 차원의 현지조사와 예산 확보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전남도의 한 관계자는 “전남 서남해안으로 태풍과 조류에 따라 밀려오는 해양 쓰레기를 치우고 있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계속 밀려오는 쓰레기를 제때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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