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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내리자 부친상에도 나와 직원 대피시킨 건물 관리인 끝내...

입력 : 2014-08-27 15:08:52 수정 : 2014-08-27 16: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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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던 지난 25일 부산의 한 오피스텔 관리자가 의로운 죽음을 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부친상 중임에도 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나와 지하에 머물고 있던 직원들을 대피시킨 뒤 "직원 한명이 보이지 않아 더 찾아 보겠다"고 한 뒤 소식이 끊겼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3시20분께 부산 동래경찰서와 119는 "건물관리인 조모(45)씨가 지하 4층에 내려갔다가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동래구의 한 오피스텔 건물 지하를 수색했다.

당시 물 지하 3, 4층이 완전히 물에 들어찬 관계로 조씨를 찾지 못했다.

물을 빼낸 26일 오후 조씨는 숨진 채 발견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조씨가 이날 오후 2시40분께 지하 4층으로 내려갔다.

조씨는 5분 뒤 지하 4층 휴게실에 있던 환경미화원 2명에게 "여기 있으면 큰일 난다"며 지상으로 대피시키고 나서 자신은 계속 지하공간을 둘러봤다.

당시 환경미화원들은 오후 3시 퇴근을 앞두고 대기하고 있었다.

조씨의 권유로 대피한 환경미화원 A모(65)씨는 "밖의 상황을 모르고 있다가 조씨의 말을 듣고 황급히 대피했는데 그사이 지하주차장에 물이 가득 차는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조씨가 아니었으면 목숨을 잃었을 텐데 정작 조씨가 빠져나오지 못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조씨가 동료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더 찾아보겠다는 말을 한 뒤 다른 곳으로 갔다"고 경찰에 밝혔다.

조씨가 찾고 있다던 직원은 건물 지상에서 아무 탈 없이 발견됐다.

조씨는 사고 3일 전 부친상을 당해 휴가 중으로 출근하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폭우가 쏟아지자 "건물에 있는 입주민의 안전이 걱정된다"며 사고 당일 오후에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3년 전부터 이 오피스텔 건물에서 설비 총책임자로 일하며 환경미화원 등 건물유지 인력들을 관리해왔다.

관계자들은 조씨에 대한 의사자 지정신청을 추진키로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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