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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외갓집처럼 푸근한 情… 여행객들 오고 또 오고

입력 : 2014-08-26 21:23:44 수정 : 2014-08-27 14: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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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 ‘맞춤형 농어촌 체험관광’ 개척한 강병호 맛조이코리아 대표

10여년 전부터 본격화된 농어촌 체험 여행은 현지인과 도시인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중앙정부나 지자체도 적잖은 예산을 투입하고 홍보에 나서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이즈음 농어촌 체험여행은 성장속도가 둔화되며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그 이유 중 첫째로 꼽히는 게 가족단위 개별여행의 활성화다. 농어촌 체험관광은 마을 단위로 수십명씩 되는 단체여행객을 수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요즈음은 도시와 농촌 양측의 요구가 접점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늘어났고, 체험의 폭과 깊이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 한다는 불만도 많았다. 특히 지출액이 많지 않은 어린 학생들이 주 고객이어서 농가 수입 증대 효과도 크지 않았다.


‘맛조이코리아’(대표 강병호·www.matjoy.kr)는 이 같은 여행 트렌드의 변화에 주목해 농어촌 민박집과 도시민을 일대일로 연결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맛조이’는 마중하고 영접하는 사람을 뜻하는 순우리말. 강 대표(30)는 맛조이로 선정된 시골 현지인이 직접 안내를 맡아 지역민의 삶과 문화를 그대로 느끼게 해주고, 현지 제철음식으로 차린 시골밥상을 맛볼 수 있도록 여행상품을 개발했다.

그는 “전국 800여개에 달하는 농어촌 체험마을이 아니라, 2만4000여개 달하는 농어촌 민박집에 주목했다”며 “개별 여행객이 원하는 테마에 맞춰 현지인이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맛조이의 여행상품은 농민과 도시민을 개개인으로 연결하는 신개념 관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여행객은 보통 2명이나 4명. 많아도 두 가구, 10명을 넘지 않는다. 홈페이지에서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여행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여행신청서가 접수되면 담당 투어 플래너가 일정과 요청사항에 맞는 상세계획을 짜 준다.

이제 갓 서른에 불과한 나이지만, 강 대표의 여행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어느 누구 못지않다. 전남 여수 출신인 그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낚시점을 운영해 어려서부터 여행과 레저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 전공도 문화관광학과(용인대)를 택했다.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하던 그는 호주에서 와이너리 투어와 팜스테이를 체험하며 농촌 관광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는 “외국에서 보니 한국 농어촌의 장점이 잘 보였다”며 “우리 시골을 제대로 알려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맛조이 코리아’의 강병호 대표는 농어촌 민박집과 도시민을 일대일로 연결해주는 신개념 여행상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김범준 기자
2010년 온라인카페에 ‘맛조이여행’을 개설하고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지역주민들을 설득하는 데 적잖게 애를 먹었다. 그러나 맛조이의 취지에 공감하는 농어촌 민박집이 점차 늘어났고, 다른 지역 주민을 소개해 주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5월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에 입상하고 3300여만원을 지원받으며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올 7월에는 중소기업청의 ‘창업맞춤형 사업’으로도 선정되며 35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현재 맛조이코리아는 지리산권, 섬진강권, 남해안권, 제주도권을 중심으로 120곳의 맛조이를 발굴하고 상품을 개발했다. 지난해 8월 정식 창업한 맛조이는 올해만 500여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1년 동안에 4번이나 찾은 고객이 있을 정도로 재방문율이 높다. 강 대표는 “도시 고객과 민박집 주인과 일대일로 대면하며 체험의 질이 높아졌고, 푸근한 시골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게 인기의 요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맛조이의 주요 고객은 40∼60대다. 도시에서 사는 이들 중장년층은 어릴적 시골 외가의 추억을 되살려주는 현지 가정식에 매료됐다. 또 이들은 민박집에서 재배 과정을 직접 보며 현지 농산물에 믿음을 갖고 택배 주문을 했고, 이는 농가 수입 증대로 이어졌다. 강 대표와 연계된 맛조이가 활성화되는 것을 보고 지금은 여러 지자체에서 자기 지역의 농가 민박을 선정해 달라고 컨설팅을 의뢰하기도 한다.

강 대표는 올해까지 맛조이를 150여개로, 방문객은 1000명(250팀)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내년에는 맛조이 250개, 방문객 2000명(500팀)을 목표로 잡고 있다.

해외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 관광객에게 우리 시골의 매력을 맛보게 하겠다는 것이다. 2015년에는 일본, 2016년에는 싱가포르·홍콩·대만 등 동남아 지역 개별 여행객이 우리 시골 민박집을 찾게 하겠다는 게 강 대표의 포부다. 강 대표는 “이 여행에 대한 확신은 있고, 지금은 이 여행을 어떻게 알릴까 고민하고 있다”며 “저희 여행을 통해 농민들과 도시민이 서로를 상생하고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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