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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깊어가는 세대갈등과 교육적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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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8-26 21:47:22 수정 : 2014-08-26 21:4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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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사회갈등 수준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편이며,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 지출이 상당히 높은 실정이다. 기존 우리 사회의 사회갈등은 주로 계급·계층 간의 갈등, 지역 간의 갈등, 정치적 성향, 이념 간의 갈등이 핵심적 문제로 다뤄졌다. 

홍영란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그러나 특히 1990년대 이후 지식정보화 사회의 도래, 급속한 고령화의 진전, 청년실업과 베이비붐 세대의 문제 등이 국가적 현안으로 대두되면서 세대 간의 이해와 소통의 부재로 인한 세대갈등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과거의 세대갈등 문제가 세대 간 가치관·인식·태도 등의 차이에 초점이 맞춰졌던 반면 현재의 세대 간 갈등은 희소한 사회적 자원과 한정된 기회의 분배 및 통제를 둘러싼 경쟁적 이해관계의 갈등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관찰되는 일련의 사회적 변화는 세대 간 갈등 및 세대통합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관점의 대응 방안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실제로 사회 내 여러 가지 갈등요인 중 하나로 간주됐던 세대 간 갈등은 2012년 18대 대선을 계기로 사회적 갈등의 핵심 축으로 대두됐다. 선거 결과 20∼30대와 50∼60대 간의 가치관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 한국 사회가 2030 대 5060의 ‘세대 간 전쟁’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된 바 있다.

세대 간 평등과 사회적 자원 분배의 형평성을 둘러싸고 빚어지는 갈등은 교육을 통해 세대 간 유대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조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크게 완화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고령세대와 젊은 세대가 서로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매우 미비한 실정이며, 세대 간 이해와 협조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체제도 마련돼 있지 않다. 현재 학교에서 다루고 있는 세대 문제는 일부 도덕·사회과목 수업시간에 어른을 공경해야 할 필요성 정도를 가르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실효성 있는 교육이 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초·중등학교의 다양한 정규 교육과정 속에 노령화에 대한 기본적 인식을 제고하는 내용을 포함시키고, 학생들이 구체적으로 실감할 수 있는 현실적 사례와 시각적 자료 등을 통해 고령세대에 대한 이해와 공감 능력을 키우도록 할 필요가 있다. 젊은 세대와 노년 세대가 함께하는 경험이나 기회 자체가 부족한 상태이므로 서로에 대해 알 수 있고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일도 중요하다.

일부 노인단체나 노인복지관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서로 다른 세대 간의 대화 모임이나 젊은 세대와 노인세대 간의 일대일 매칭 활동, 함께하는 식사나 산책, 어르신 자서전 대필하기 등의 프로그램을 학교 안으로 끌어들여 재량활동 시간에 실시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될 필요가 있다. 독거노인들과 함께하는 세대공감 활동을 봉사활동으로 인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고령층과 젊은 층이 상호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공감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도록 지원하는 ‘세대공감 교육’은 세대갈등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홍영란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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