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퇴진 압박 벗은 투톱… KB금융 본궤도 찾나

입력 : 2014-08-22 20:27:55 수정 : 2014-08-22 22:35:3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금융당국 예상외 경징계 책임론… KB 내분 봉합나서 금융당국이 KB금융그룹 제재 수위를 낮춤에 따라 KB금융의 경영이 정상화할지 주목된다. 그룹 핵심인 지주와 은행 수장이 일단 퇴진 압박에서 벗어났지만, 리딩뱅크로서의 신뢰와 평판에 큰 흠집이 난 만큼 회복에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아울러 징계 최종 결정권을 쥔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결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날 새벽까지 회의한 끝에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게 각각 경징계를 내렸다. 당국의 의지가 확고해 두 명 중 한 명은 치명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많았지만, 예상을 깬 결론이 나왔다. 두 수장은 곧바로 사태 봉합에 나섰다. 이 행장은 KB 내홍의 원인이 된 주 전산기 교체 문제를 경영의 최우선 순위로 지목했다. 그는 “문제를 제기했고, 그 점이 확인된 만큼 이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주 전산기 교체 문제부터 이사진과 의논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4월 이사회에서 비용 효율화, 전산시스템 개방성 확대를 위해 현재 사용 중인 IBM 기반 시스템을 유닉스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행장 측이 문제를 제기했고, 임 회장 측과 첨예한 갈등을 빚는 등 이례적인 모습을 노출한 바 있다. 이날 임 회장, 이 행장을 비롯한 KB금융 최고경영진들은 1박2일 일정으로 경기도 가평의 한 사찰로 떠났다. 예불·참선·다도 등 사찰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과 조직을 돌아보고 화합하자는 의미로 마련됐다.

하지만 앞날은 험난하기만 하다. 금융당국의 징계가 두 달여를 끄는 동안 하반기 전략 수립, 인사 등 주요 경영 현안이 올스톱됐다. 은행본부장 4명, 5개 계열사 대표는 임기가 만료됐고 이에 따라 그룹 전반의 인사가 표류하거나 파행을 겪었다. 당국과의 관계 회복도 관건이다. 내달 말 LIG손해보험의 인수 승인 여부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LIG손보를 품에 안게 되면 KB금융은 자산 400조원의 거대 금융그룹이 된다. 내홍의 직접 원인이 된 주 전산기 교체 문제도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미지수다. 게다가 극렬한 노조의 반대를 어떻게 달랠지도 과제다. 국민은행 노조는 이날 두 수장에 대해 직무정지 가처분 등 민형사소송을 제기하고,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의 한 간부는 “KB금융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느냐, 아니면 다른 금융그룹과의 경쟁에서 밀리느냐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두 수장이 대승적인 화합으로 조직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 책임론은 최수현 원장을 향하고 있다. 잇단 대형 금융사고에 대한 악화된 여론을 의식해 무리하게 200여명을 일괄 제재하겠다고 공언한 것부터 패착이라는 지적이다. 그렇다 보니 징계의 공정성, 형평성 논란도 가중됐다. 그 중심에 최 원장이 있다. 따라서 최 원장이 자문기구인 제재심 결과를 거부할 가능성도 제기되나,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임 회장과 이 행장의 퇴진과 함께 최 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