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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 버티면 연말까지… 뻔뻔한 '방탄국회'

입력 : 2014-08-20 19:02:16 수정 : 2014-08-20 22: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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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1분 남기고 기습 소집 공고
野 ‘비리 동료 감싸기’ 고질 재발
與 “野는 국민 앞에 사죄해야”
전문가 “회기중 체포안 처리를”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부 이견으로 세월호 특별법 재합의안 추인을 유보하면서도 비리 혐의를 받는 동료 의원 보호를 위해 일치단결해 ‘방탄 국회’를 열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9일 야밤에 기습작전 하듯 8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낸 것이 발단이 됐다. 전문가들은 20일 “정치권이 비리 혐의를 받는 의원까지 감싸는 모습을 보이면서 스스로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야, ‘방탄국회’ 논란 책임 공방

국회의원은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는 체포 또는 구금할 수 없는 ‘불체포 특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이 수사가 진행 중인 동료 의원의 체포를 막기 위해 임시국회를 여는 형태로 특권을 악용하면서 ‘방탄국회’라는 여론의 질타를 받아왔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새정치연합이 재합의안 추인을 논의하는 의원총회 중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신계륜 의원 등 3명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갑자기 소속 의원 130명 전원 명의로 8월 임시국회 소집을 단독 요청했다. 새정치연합이 소집안을 국회 의사과에 제출한 시간은 19일 밤 11시44분. 정의화 국회의장은 날이 바뀌기 1분 전인 밤 11시59분 수용해 소집 공고가 났다. ‘1분’은 하루로 계산돼 8월 국회 소집 의무공고 기간인 사흘에 편입됐다.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을 이용해 ‘제 식구 감싸기’ 의도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이에 따라 검찰은 회기가 시작되는 22일 전인 이틀 동안 이들 의원에 대한 신병 확보를 해야만 한다. 실패할 경우 8월 임시국회 이후 곧바로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일정을 감안하면 사실상 올 연말까지는 이들의 신병 확보가 어렵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위한 것”이라며 거듭 항변했다. 한술 더 떠 ‘야당탄압 저지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하기로 했다. 문병호 의원은 라디오방송에서 “세월호 특별법이 굉장히 급한 문제이기 때문에 적극 국회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은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방탄국회 논란에 대해 선을 그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세종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어떤 경우라도 우리 당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국회를 우리는 열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국회가 동료 보호를 위해 방탄국회를 했었고 여러 이유로 당사자는 국회 회기 등을 핑계로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미뤄왔던 게 사실”이라고 자성하기도 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입만 열면 특권 내려놓기를 한다고 해놓고 이번에 방탄국회를 연 것은 정말 잘못”이라며 “세월호 특별법 등 현안 처리를 위해 25∼31일로 회기를 정하고 25일에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20일 국회 정문 게시판에 새정치민주연합이 단독 요구한 8월 임시국회 소집 공고문이 게시돼 있다. 새정치연합은 전날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명목으로 국회 소집을 요구했지만, 입법로비 의혹에 연루된 당 소속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국회’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제원 기자
◆전문가, “스스로 특권 내려놔야”


전문가들은 “불체포 특권은 시대에 맞지 않는 특권”이라며 “즉각 포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회기 중에라도 국회는 비리 혐의를 받는 의원들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즉각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더 이상 방탄국회가 재연돼서는 안 된다”며 “여야 정치인이 선거 때 국민에게 약속한 것을 금세 잊어버리는 건망증 환자 같다”고 비판했다. 양승함 연세대 교수는 “방탄국회는 너무 뻔한 짓 아니냐. 야당은 국민의 눈높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김채연 기자 w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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