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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반군 ‘피의 보복’ 현실로… 美기자 참수

입력 : 2014-08-20 20:28:09 수정 : 2014-08-21 08: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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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짜리 처형 동영상 공개
美 발칵… 진위 확인 나서
이라크의 수니파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가 인질로 잡고 있던 미국 언론인을 잔혹하게 참수했다. 추가 처형자가 나올 것이라는 협박도 했다. 미국의 공습이 시작되고 전략적 요충지인 모술 댐을 빼앗기자 공언해 오던 ‘피의 보복’에 돌입한 셈이다.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 지상군 투입 등 군사개입을 확대하라는 압박이 커지면서 제한적 개입 기조를 고수해 온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IS는 19일(현지시간)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의 4분짜리 동영상을 통해 미국인 프리랜서 기자 제임스 라이트 폴리(40)를 끔찍하게 처형하는 장면을 유튜브 등에 공개했다. 

이라크의 수니파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가 19일(현지시간) 유튜브 등에 공개한 동영상에서 복면을 한 IS 대원이 흉기를 손에 든 채 미국인 기자 제임스 라이트 폴리 옆에서 미국을 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폴리는 결국 참수됐다.
사진 = 유투브 동영상 캡쳐
동영상은 사막에서 복면을 쓴 남성이 “미군의 IS 공습은 미국을 무슬림과의 새로운 전쟁에 빠뜨렸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시작해 지난 7일 오바마 대통령이 미군의 공습을 승인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곁에 있던 오렌지색 옷차림의 남성은 무릎이 꿇린 채 카메라를 향해 “나의 친구와 가족, 사랑하는 이들이 진짜 살인자인 미국 정부에 대항해 들고 일어나길 바란다”며 “왜냐하면 내게 일어날 일은 오직 미국이 저지른 자기만족적 범죄행위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의 발언이 마무리되자 복면 차림의 남성은 “당신네 나라 미국의 시민인 폴리”라면서 흉기로 살해한다. IS는 이어 또 다른 남성을 비추며 “이 미국인의 생명은 오바마 당신의 다음 결정에 달렸다”고 위협했다.

폴리는 미국 글로벌포스트 등을 통해 시리아 내전 소식을 전하던 사진기자로 2012년 11월 시리아 북부 이드리드에서 실종됐다. 다음 희생자로 지목된 스티븐 소트로프 역시 지난해 8월 시리아에서 실종된 프리랜서 기자다. 시리아에는 폴리, 소트로프 외에도 최소 3명의 기자가 붙잡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은 발칵 뒤집혔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영상이 진짜라면, 우리는 무고한 미국 언론인이 잔인하게 살해된 데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들은 참수 희생자가 폴리가 맞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참수는 미국내에서 이라크 지상군 파병여론의 도화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18일 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내놓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이 이라크에서 추가 행동을 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한 달 새 39%에서 44%로 늘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IS가 미국을 위협하기 시작한 만큼 미국 정부도 군사개입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IS가 한 사람의 개종 거부를 이유로 한 마을의 남성을 몰살한 것으로 드러나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5일 이라크 북부에 위치한 소수종파 야지디족 마을 코초에서 일어난 IS의 학살극에서 80명 남성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칼로프 코데데는 “마을 사람 모두가 IS의 개종 요구를 수락했지만 촌장(셰이크) 한 명이 거부하며 버티자 총탄 세례가 쏟아졌다”고 증언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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