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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첫 도착 해경 123정 '선내에 승객 다수 있다'듣고도 허송세월

입력 : 2014-08-20 14:20:21 수정 : 2014-08-20 1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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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참사 당시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던 목표해양경찰서 123정 승선 해경이 "선내에 다수의 승객들이 머무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해경들은 이 사실을 듣고도 우왕좌왕해 선내에 진입하거나 최소한 승객들에게 서둘러 탈출하라는 지시만 내렸더라도 수많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골든타임을 허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준석(68) 선장과 선원 등 15명에 대한 10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전남 목포해양경찰서 123정 해경 이모(36) 경사는 "현장 도착 직후 선원이나 승객들로부터 '세월호 선내에 승객들이 대기방송에 따라 다수 대기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가"라는 검사의 물음에 "초기는 아니지만 (현장 도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들었다"고 답했다.

검사가 "승객들이 선내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떤 조치를 취했는가"라고 묻자 이 경사는 "조타실에 보고하지 못했다. (선장과 선원을 포함한 초기 구조) 인원을 구조하고 익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했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 경사의 말대로라면 조타실에 보고도 하지 않고 이미 빠져나온 일부 승객을 구하던 중 시간이 흘러 선박이 침몰하게 된 것.

이 경사는 "(선내에 다수의 승객이 있었던 사실을 들었다면) 즉시 퇴선을 위한 방송이나 선내진입을 시도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검사가 지적하자 "그런 조치들이 있었어야 한다"며 뒤늦은 후회를 했다.

검사가 "이후 선내진입이 혼자서는 쉽지 않았더라도 동료들과 도왔다면 가능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이 경사는 "장비가 준비되지 않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정확히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확답을 피했다.

3등 항해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이 경사는 현장 도착 후 선내진입이 아닌 세월호 구명뗏목을 터뜨리는 것에 집중한 이유에 대해 "승객들이 구조세력(해경)이 오는 것을 알았는지 선박에서 빠져나오길래 구명뗏목을 이용해 구조하려고 했다"고 변명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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