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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통일은 한민족의 운명적 시험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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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8-19 22:36:25 수정 : 2014-08-19 22: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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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후 유럽에서는 전범국가인 독일이 분단됐다. 동북아시아에서는 전범국가인 일본의 경우 독일과 같은 국가적 시련이 없었다.

그러기에 반성과 참회에 대한 철저한 자기성찰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대신 이웃 국가이면서 일본에 의해 철저히 유린당한 한국이 분단됐다. 다시 말해 피해자에게 죄를 묻는 형국이 돼버렸다.

되돌아보면 조선 지도층의 무능과 허약함으로 인해 나라는 망국(亡國)이 되고 백성은 철저히 희생당하는 역사적 슬픔을 겪었다. 그만큼 국가의 지도력은 민족과 역사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과 역사의식을 갖고 임해야 함을 알 수 있다.

외국에서 생활했던 사람들은 아마도 분단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또 많은 외국인으로부터 코리아라고 하면 사우스(남)인지 노스(북)인지를 확인하는 질문을 받았을 것이다. 그만큼 분단은 우리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어찌 보면 현재 한국 사회의 모든 불행의 원인은 분단에서 유래하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즉 분단은 한국역사의 ‘눈물의 씨앗’이 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분단국 한국 사회의 각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질서한 혼돈의 와중에서 우리는 한번쯤 스스로에 대한 내면의 소리에 진지해질 필요가 있다. 아직도 이념적 갈등과 분쟁으로 과연 생산적 정치활동을 하고 있는지 자문해 보고, 서로가 반목하고 불신하며 상대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각박한 생활에 허덕이지나 않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경제적으로는 생산요소의 경쟁 저하와 판매시장 확보를 위한 지나친 대외지향적 산업구조와 무역의존도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하며, 교육적으론 인성 부재의 학교현장과 무한경쟁으로 오늘날의 한국 교육은 과연 정상적인 궤도에서 운용되고 있는지 숙고해 봐야 한다. 

김진환 방송대 교수·무역학
그리고 한창 창의적 시기의 젊은이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입대했으나 일부 병영 내에서 안타까운 일의 발생과 지나친 국방예산의 편성이 일면 소모적 형태로 치우치지나 않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분단으로 인해 우리가 안고 가야 할 국민적 부담은 사회 각 분야에 대한 기회비용적 손실과 함께 우리 민족이 겪어오고, 짊어지고 가야 할 암울한 역사적 절망감이다.

사실, 현 정부 초기에 통일에 대한 일련의 캐치프레이즈는 국민들에게 대단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한국의 일방적 제시와 북한의 무대응이 반복되면서 실망하게 됐다. 그러나 보다 역동적인 자세로 통일의지를 갖고 나아가는 정부의 정책적·정치적 행보엔 박수를 보내고 싶다. 또한 민간에서의 여러 가지 통일을 향한 일련의 작은 움직임이 결국에는 큰 흐름을 이뤄낸다는 것 또한 고무적이다.

이제 통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완전한 한국적 정체성과 동질성을 확보하기 위한 민족적· 역사적 과제이고, 각 영역에 대한 제자리 찾기 운동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전쟁이 빚어낸 분단의 암울한 그림자를 걷어내고 세계를 향해 도약할 수 있는 민족적 기회일 수도 있다.

분명 통일은 영원한 종속변수에서 이제 독립변수로 나아가는 한민족의 운명적 시험대 이다.

김진환 방송대 교수·무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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