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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명량' 김한민 감독 "때로는 컨벤션이 감동 줄 때도 있어"

입력 : 2014-08-18 17:43:18 수정 : 2014-08-22 17: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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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한국영화계 새 역사를 쓰고 있는 ‘명량’의 김한민 감독이 솔직한 소감과 앞으로의 포부 등을 밝혔다.

김 감독은 1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개봉 후 스코어(흥행 성적표)를 계속 받아보면서 놀라웠다”면서 “감사하다는 느낌은 분명한데, 지금은 별다른 느낌이 들지 않는다. 감독은 나중에서야 끙끙거리거나 좋아하는 직업병 같은 게 있다”며 웃어 보였다.

‘명량’은 지난 16일 오전 ‘아바타’(감독 제임스 캐머런, 2009)의 기록을 5년 만에 갈아치우며 역대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더 놀라운 건, 개봉한 지 18일 만에 거둔 결과라는 점. 이 같은 흥행속도라면 ‘관객 1500만 돌파’란 대기록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 흥행속도에도 김 감독은 시종일관 차분한 태도와 어조로 인터뷰에 임했다. 얼마 전 신경통이 재발해 두통으로 입원까지 했던 그는 “각종 진통제와 링거 덕분에 정신이 알딸딸했다”고 농을 치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기도.

김 감독은 ‘명량’ 개봉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순신 신드롬을 일으키고 싶다”고 자신감 섞인 바람을 드러낸 바 있다. 실제 ‘명량’의 폭발적인 흥행은 그의 바람대로 ‘이순신 신드롬’이나 ‘이순신 열풍’ 등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많은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3년 전, 이 영화를 기획할 당시에는 ‘이순신 장군에 대한 영화가 지금 시점에 하나는 나와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시작했어요. 그때 지금의 사회적 상황을 예측이나 할 수 있었겠어요? 그냥 ‘명량해전’이라는 역사적 상황 자체가 지금 우리에게도 감동을 안겨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마음이었죠. 절대 (영화가) 망하지 않을 거란 확신도 있었고요.(웃음)”

그렇다고 국가주의나 애국주의에 편승해 작품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고 거듭 밝혔다. 무엇보다 배우 최민식이 연기한 ‘인간 이순신’의 모습을 통해 현재의 관객과 소통하는 게 최대 목표였다. 최근 웹상에 벌어진 진중권과 허지웅의 ‘졸작-수작’ 설전이나 “작품성에 비해 과대평가됐다”는 일부 관객들의 지적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어떤 영화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고 봐요. (설전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거죠. 영화에서 비롯된 이야기가 정치, 경제, 사회 현상으로 이어지는 데 더 관심이 가요. 또한 ‘잘 봤다’ ‘용기를 얻었다’는 관객들의 댓글을 읽으면 감사할 따름이죠. 그 의미가 어떤 것인지 또 한 번 되새기게 되고.”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가 계몽적이거나 교훈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걸 원치 않았다는 그는 극 후반 등장하는 민초들의 이야기가 너무 작위적이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가끔은 컨벤션(관습적인 표현, 진부한 이야기)이 대중에 감동을 줄 때도 있다”고 답했다.

“백성들이 대장선을 구하는 장면이나 이정현씨 나오는 장면 등을 뺄까 말까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오히려 주변의 반대가 심했죠.(웃음) 그래서 맘 속으로 정리한 게 ‘컨벤션이라고 해서 다 나쁜 건 아니다’였어요. 음악(OST)역시 너무 장황하다, 웅장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 영화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바로 밸런스(균형)이었고 잘 어우러졌다 생각해요.”

김 감독은 ‘명량’에 이은 3부작으로 ‘한산’과 ‘노량’을 기획 중에 있다. 명량해전과 함께 이순신 장군의 ‘3대 대첩’으로 꼽히는 한산도대첩과 노량대첩을 각각 다룰 예정이다. ‘한산’의 경우 시나리오도 완성된 단계로, 곧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종병기 활’ ‘명량’ 등 대한민국 사극영화의 새 장을 열고 있는 그가 다음은 어떤 작품으로 국민에게 감동을 줄지 기대가 모아지는 가운데, 그는 “부담감은 안고 가지 않으려 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사극의 매력은 ‘멋’이에요. 현대극에서 갖지 못하는 사극의 격과 멋이 있어요. ‘최종병기 활’이나 ‘명량’에서 조선인과 만주족, 조선인과 일본인 이렇게 스타일이 대비되는 지점이 매력적이라고 느꼈고, 앞으로도 그런 부분들을 찾아나갈 것 같아요.”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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