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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中 '비리와의 전쟁' 정치학…다음 '호랑이'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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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8-17 21:43:47 수정 : 2014-08-18 02: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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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反부패 앞세워 정적 제거
“다음 ‘호랑이’는 누구” 술렁
중국 정가가 ‘부패와의 전쟁’으로 술렁이고 있다. 지난달 말 저우융캉(周永康) 전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조사가 발표된 이후 중화권 매체 중심으로 다음 ‘호랑이(고위급 인사) 사냥’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은 16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사냥할 다음 호랑이로 쩡칭홍(曾慶紅) 전 국가부주석을 지목했다. 이 매체는 쩡칭훙이 이미 수감됐다는 소식도 있다면서 동생 쩡칭화이(曾慶淮)의 딸인 쩡바오바오(曾寶寶)가 15일 자신이 설립한 기업 화양녠(花樣年)의 실적 발표 행사에 나타나지 않은 점으로 미뤄 비리 조사를 받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내놨다. 쩡칭훙은 태자당(당·정·군·재계 원로의 자제)의 맏형 격이자 석유방의 대부로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상하이방과 연합을 주도했던 거물이다. 일각에서는 쩡칭훙이 시 주석의 정치적 스승이자 ‘킹메이커’ 역할을 한 점에 주목해 구금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 현 권력 서열 3위인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인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까지 사정설에 휩싸였다. 부패사정의 성역이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베이징 정가에서는 부패 척결이란 명분 아래 전·현직 지도부, 주요 계파 간 권력 암투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부패척결을 활용했던 중국 지도부의 ‘부패의 정치학’ 공식을 시진핑 주석도 예외없이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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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우융캉 다음 ‘호랑이’는 누구… 상하이방 정조준?

쩡칭훙 조사설 외에도 시 주석의 반부패 칼끝이 장쩌민의 상하이방(上海幇)을 향하고 있다는 관측이 대두하고 있다. 지난 12일 왕쭝난(王宗南) 전 상하이 광밍(光明)식품그룹 회장이 검찰에 체포됐다. 관영 경화시보는 그의 체포가 상하이 기업인과 관료들을 겨냥한 반부패 사정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후진타오(胡錦濤)의 주변 인물 역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후 전 주석 비서실장 링지화(令計劃)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장뿐 아니라 궈보슝(郭伯雄) 전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의 사정 당국 조사설은 여전하다. 링지화는 저우융캉과 무기징역형으로 선고받고 복역 중인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 등과 함께 시 주석의 집권에 반기를 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쩡칭훙 중심의 태자당, 장 전 주석의 상하이방, 후진타오 전 주석이 좌장인 공청단파(퇀파이·團派) 어느 파벌도 사정의 칼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3조원대의 부정 축재 의혹을 보도한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체포설이 나도는 자칭린(賈慶林) 전 상무위원, 전력업계의 대부 리펑(李鵬) 전 총리, 허궈창(賀國强)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우관정(吳官正) 전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등 비리설이 나도는 고위층은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현직 권력도 등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직전 부총리 중 1명이 다음 호랑이가 될 것이라는 소식통의 관측을 전했다. 보쉰은 직전 부총리로 리커창(李克强) 총리, 왕치산(王岐山) 당 기율검사위 서기,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현직 상무위원과 후이량위(回良玉) 전 부총리 4인으로 압축했다. 보쉰은 정치적 성향과 부패 정도를 감안할 때 장더장과 후이량위가 낙마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장더장은 장쩌민계 인물로, 좌파 성향이 노골적이란 이유에서다. 후이량위는 농업 담당 부총리 시절 100억위안(약 1조7000억원) 규모의 대출에 관여한 비리 혐의가 최근 포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력투쟁의 본질은

일각에서는 정치적 이해관계로 얽힌 서로 다른 계파가 힘을 합쳐 시 주석과 일전을 불사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시 주석 체제 하의 정치·경제적 성향에 따라 파벌을 ▲사회민주주의세력, 당내 개혁주의자 ▲진보주의 ▲중국모델 옹호 세력 ▲신·구 좌파로 구분했다. 그러면서 저우융캉 조사 발표까지 상당한 시간이 흐른 점을 들어 당내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고 분석했다. 보쉰은 반부패 사정 반발 세력들이 연합할 경우 시 주석이 부패 척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시 주석이 정적을 제거했던 전임 지도부의 행위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후진타오 전 주석은 2006년 천량위(陳良宇) 상하이시 당서기를, 장쩌민 전 주석도 1994년 천시퉁(陳希同) 베이징시 당서기를 부패 혐의 등으로 축출했다. 권력 투쟁에서 패배한 이들은 반부패의 이름으로 단죄됐다.

오는 10월 18기 4중전회(18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는 주목할 만하다. 1994년 장 주석 시절 개최된 14기 4중전회에서는 천시퉁 전 베이징시 당서기의 당직 박탈과 사법처리 방침이 결정됐다. 핵심 주제가 의법치국(법에 따른 국가통치)으로 전해진 이번 4중전회에서 저우융캉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SCMP는 시진핑 반부패 캠페인의 핵심은 일인 권력을 공고화함으로써 경제·사회개혁 추진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신동주 특파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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